30대 중반 남자 셋이서 여행을 하면 무엇을 할까. 나름 여행 계획을 그럴듯하게 짜고 우리는 그 계획 그대로 움직였다. 여행 경비는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서로 비슷하게 지출했다. 정확히 딱 맞춰서 정하지는 않았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우리들은 말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다. 계획한 장소에 도착하면 서로 잠깐 이야기를 하고는 긴 침묵이 진행된다. 그리고 걸으면서 각자 생각에 빠진다. 말없이 조용해도 그 누구도 불만이 없다. 함께 줄을 지어 걸어도, 나란히 걸어도, 우리는 무언가 생각에 빠진 채로 앞을 묵묵히 걸어간다.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그런 좋을 때다"라고 하는 말을 누구나 알 것이다. 30대 중반이 되어도 우리만이 갖고 있는 웃음코드로 한 마디로 웃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한숨이 나오는 건 무엇일까.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인생 선배들이 이런 우리의 행동들을 보면 귀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너희 때가 좋을 때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고민과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게 무엇이 되었던 말이다.
정신없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산으로 둘러싸인 공기 좋은 여행지에서 너무 행복한 여행을 했다.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가까이 있는 듯 먼 친구들을 자주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같이 걷는 것 만으로 좋은 친구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