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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May 31. 2023

아무쪼록 수고 많았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새로운 곳에 가서도 잘하실 거라 믿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다. 잘 가고 다음에 보면 밥 한 번 먹자. 연락 자주 하고 잘 가." "그동안 챙겨준 것도 많이 없었는데 많이 도와줘서 고맙고 새로운 곳에서 적응 잘하고. 너는 잘할 거야 어디서든"


어쩌면 가족보다 더 많이 보고 알게 모르게 많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지지고복고했던 직장동료들이 떠난다. 일로 만난 사이지만 친구처럼 잘 맞았던 동료, 아니면 같은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공적으로만 대화를 몇 번 나눈 동료, 아니면 정말 꼴 보기도 싫었던 동료였든,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알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한다.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직장동료. 회사가 어려울 때 누군가 떠나면 괜히 부럽기도 하고 조급해지기 마련. 멀쩡한 회사를 떠나면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멋있는 결정을 했을 직원을 보면 그것 또한 그런 용기에 부럽기도 하다. 어찌 됐던 그들은 떠난다. 떠나기 며칠 전부터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진실한 미소를 보게 된다. 


그렇게 떠나가고 그렇게 새로 들어온다. 떠나는 사람과의 술 한잔으로 깊은 곳 삭고 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사람과의 술 한잔으로 약간의 궁금증이 발동한다.


아무쪼록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요. 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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