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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Jun 16. 2023

생각보다 생각 많아도 괜찮아

 나는 평소에 생각이 많다. 그리고 걱정도 많다. 실제로 우리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다. 생각이 많아서 바로 잠들 수가 없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머릿속으로 다양한 생각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우주를 떠돈다. 만약 광활한 생각우주에서 흥미로운 행성을 만나게 된다면 그 행성만 집요하게 파헤치게 된다. 그러면 그 행성 안에서 꿈을 꾸게 된다.


생각이 많으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나쁜 점은 집중력이 낮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마음을 먹고 나서 시작하려고 하면 수많은 잡생각들 때문에 집중과 몰입을 할 수가 없다. 결정장애가 있다. 물건을 사거나 일을 할 때 쉽게 선택과 실행을 하지 못한다. 자신 스스로 확신이 없다면 다른 더 좋은 방향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결국 선택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삶의 방향이나 직업적 진로에 대해서 선택을 잘 못하는 편이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부정적인 생각먼저 앞선다. 이것을 하면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이 직업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지, 돈은 많이 벌 수 있는지 등등. 


생각이 많아서 가끔 번뜩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오! 이건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야 이것을 하면 정말 좋겠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는다. 그저 생각만 할 뿐.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왔더니 이젠 내가 나를 잘 알겠더라. 어차피 실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게 된다. 그렇다면 메모라도 하자 라는 생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장에 남겨놓긴 한다. 이것도 작은 실천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생각보다 생각이 많은 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결정을 할 때 남들보다 느리지만 신중한 선택의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남들이 봤을 때 생각하는 것보다는 실천과 경험이 중요해!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함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가. "매우 조심스러움"이다.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좋은 태도이지 않을까?


생각이 많아서 또 좋은 점은 무엇을 하던 여러 가지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어떠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을 때, 많은 생각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관점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수립할 수 있다.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가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번뜩 나타난다.


자기 전에 생각을 하다가 문뜩 생각에 관해서 나의 생각을 써보자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조금 길어진 것 같다. 난 다시 생각의 우주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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