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비가 오면 창문을 열어. 이 날을 얼마나 손 꼬박 기다렸는지 너는 아니? 왜 창문을 여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기 힘들어. 그냥 비가 좋아서. 추적추적 떨어지는 소리가 좋아서라고 말할 것 같아.
그거 아니? 나는 한겨울에도 비가 오면 창문을 열어. 그리고 마치 고양이가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는 것처럼 창틀을 잡고 창밖을 봐.
비를 왜 사랑하게 된 거야?
마음이 평온해져. 마음이 힘들 때 그 누구의 위로보다 창밖에 내리는 비가 나를 더 위로해 줘. 마음이 평온해져.
아니야 너는 거짓말쟁이야. 비를 보는 건 누구나 좋아해, 너는 비를 사랑하지 않아. 비를 맞는 건 싫어하잖아?
꽃을 보는 건 좋아하지만 꽃으로 맞으면 좋을까? 누구나 좋아하는걸 나도 좋아할 뿐이야.
너도 좋아하지? 비 내리는 창밖의 풍경과 소리를 말이야.
그러니 우리 싸우지 말고 창밖을 보자, 그리고 비 냄새에 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