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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Jun 28. 2023

깜박이는 커서 앞에서

아. 글 써야 하는데. 오늘도 의무감의 글쓰기를 위해 모니터 앞에 앉았다. 빈 화면 앞에서 깜박이는 커서를 보면서 멍 때리기 시전 중. 뭘 쓰지? 난 오늘 뭐 했지?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지? 순간 느꼈다. 나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진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글감. 이럴 땐 이렇게 쌉 소리를 시전 하면 된다.


백지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나의 모습. 분명히 하소연이라도 말할 거리가 있을 텐데. 


오! 갑자기 생각이 났다. 어제 했던 다짐. 원래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미라클모닝 체험을 하기로 했는데. 꿀잠을 자버렸다. 개운했다. 하지만 정신은 개운하지가 않고 찝찝했다. 이런 나약한 정신력과 실행력. 역시 나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룰루랄라 출근 준비를 했다.


자. 그렇다면 내일 다시 한번 더 도전해 보는 걸로 하면 되지. 내일 새벽 제일 기대되는 것. 새벽에 타는 버스. 세상은 항상 나보다 빠르다. 새벽에 집 밖을 나오면서 정말 나는 멋진 사람이야.라고 자만심에 덩실덩실 거리를 걷다 보면 이미 분주하게 이미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이내 갑자기 생기는 겸손함.

자만하지 말자.


그래도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멋진 사람들 사이에 은근슬쩍 합류하여 맛보는 보람의 맛. 그 맛을 내일 아침 느낄 것이냐. 아니면 꿀잠 맛을 볼 것이냐. 나의 의지에 달렸다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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