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요즘 글 안 써?" "요즘 왜 글 안 써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아 내가 정말 글 쓴다고 그렇게 둘러대고 다녔다구나라고 생각한다. 한창 시 쓰기에 빠져 있을 땐 SNS에 시를 무진장 써서 올리곤 했는데 말이다. 좋아요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신이 나서 더욱더 많이 쓰곤 했고. 괜히 혼자서 시상을 떠올리려고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관심받고 싶어서 글을 썼고 글로 밥 벌어먹을 생각으로 착각 속에 빠져있었다. 자만함과 오만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노력과 대가 없이 작가가 되고 싶어 했던 그런 오만한 사람이었다. 늘 시작만 하고 시작만 했던 그런 사람.
사실 글 쓰는 게 그렇게 행복하지도, 성취감도 없다. 그냥 가끔 쓰고 싶을 때 쓴다. 습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잊을만하면 주변 사람들이 글 쓰는 사람으로 기억해줘서 고맙긴 하다. 작가 인척 하는 작가 지망생인 나는 매우 창피하다. 요즘 글 안 써?라는 말을 들으면 그제야 글 쓸 궁리를 하는 그런 오만한 사람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