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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May 11. 2022

조급함에서 오는 실망감

 헬스 트레이너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나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보냈다. 나는 3개월 간의 몸 변화라고 하면서 이 정도면 어떠냐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물었다. 나는 내심 기대하면서 답변을 기다렸고 친구에게 개쩌는데?라는 답장이 왔다. 나는 그 말이 장난으로 하는 말인 줄 알고 있다. 솔직히 내가 봐도 큰 변화는 없고 아주 미세한 약간 나만이 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변화였다. 나는 다시 친구에게 몸이 왜 이렇게 잘 안 커?라고 되 물었고 친구는 3개월 가지고? 3년 뒤에 다시 물어봐라라고 답장이 왔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성격은 조급함의 끝판왕이다. 짧은 기간 작은 노력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다. 무언가 한 가지를 시작하면 우직하게 끌고 가지 못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끝내 포기해버린다. 조급한 성격 탓에 오는 실망감이다. 또 욕심은 많아서 이것저것 다 해봐야 하고 흥미가 떨어지면 단번에 손을 놓아버린다. 물론 이런 패턴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면 당장 눈앞의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성실히 꾸준히 그 일을 해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머릿속으로 잔뜩 세워둔 계획은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실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생각이 많아 바로 잠들지 못한다. 잠자기 전 기본 1~2시간은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잡생각들과 싸워야 잠을 잘 수 있다. 그 잠들기 전 몇 시간 동안 갑자기 계획은 세운다. 내일부턴 이걸 해야지 저걸 해야지 한번 꾸준히 해봐야지 그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결국 끝에는 내가 과연 이걸 실천할 수 있을까? 끝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마무리된다. 그래서 요즘엔 계획을 잘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계획이니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무언가 한 분야에 정말 미치고 싶다는 생각. 카메라 잡히는 초점처럼 주변은 모두 블러 처리되는 것처럼 말이다. 방송이나 글에서 한 분야에 미쳐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그 사람들은 그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이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좋다고 한다. 정말 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기를 믿고 싶다. 현재까지도 이런 고민을 하며 방황을 하는 나도 언젠가 한 분야에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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