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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Apr 16. 2022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대부분인 요즘 그래도 비대면으로 몇몇 사람들과 텍스트로 이야기를 종종 나누곤 한다. 자주 연락하는 사람들이야 뭐 시시콜콜 소소한 이야기만 한다. 그러다 문득 근황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으면 항상 돌아오는 말은 "요즘 어떻게 지내?" 라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항상 하는 단골 멘트는 "그냥 뭐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한다. 대부분 상대방은 집요하게 무엇을 하느냐라고 추가 질문을 하지 않고 대화 화재로 돌리곤 한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던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배려상 더 깊은 질문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 그것은 알 수 없다.


 잘 지내지 못하여도 잘 지낸다고 그냥 둘러대듯 말하는 게 편해서 일까. 아니면 나의 치부를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일까. 사실 나는 예전에 사소한 하소연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가깝지 않은 사이여도 나 지금 힘들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라고 나의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굳이 나의 속사정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나의 속내를 드러내는 말을 줄이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말은 마치 다음에 밥 한번 먹자 라는 말처럼 가벼운 예의상의 문장 같다. 잘 지내도, 잘 못 지내도 그냥 잘 지낸다는 말 구구절절 긴말보다는 그냥 잘 지내 라고 하는 게 편해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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