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두지 못한 이유(2)

<전 직장 이야기> 코로나 19가 나를 붙잡아버렸다.

by K써니

*이전에 기고한 <딱 1년만 버티자>와 이어지는 내용이니 참고해주세요.


전 직장에서 힘겹게 일했던 1년을 딱 버티고 퇴사할 시기를 엿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마음을 다잡았을 때,


함께 일하던 선생님이 결혼을 이유로 퇴사를 결정했다. 물론 결혼이 이유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나와 입사한 시점이 비슷한 선생님이었으며 1년 남짓 운영의 불안을 느낄 때마다 점점 요구사항이 더 많아졌고, 가끔 선생님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알고 있기에 결혼은 적당하고 알맞은 좋은 핑계였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누가 결혼한다고 직장을 관두겠는가?


뻔히 알고 있었지만 축하의 한 마디를 전했다.


이런 예상 밖의 상황에 꼬여버리고 퇴사 일정을 또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달은 아니구나 생각하며 음력 설날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지친 몸을 휴식을 취하며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이상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전 세계적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코로나 19의 중국 소식과 국내 전파 소식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 잘 해결되겠지? 그래 괜찮을 거야 하며 그렇게 설 연휴를 보냈다. 그런데 웬걸... 명절 이후 급증하는 환자의 소식 그리고 불안이 시작되었다.


연일 코로나 소식은 뉴스를 잠식했고, 학원생들도 하나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급하게 원내와 집기류에 소독약을 뿌리고 또 뿌리고 아이들의 마스크와 체온 단속을 시작했다. 아이들 걱정이 우선이었다. 괜히 나 때문에 아이들에게 전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혹시나 모를 학원 폐쇄 등 다양한 상황이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모든 우려들이 하나씩 드러났고, 강서의 어느 미술학원 내에서 강사로 인해 최초로 유치원생이 감염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매일 출근하면 소독을 하고, 아이들 온도를 체크하느라 동문서주하고 자리에 앉을 때와 도구를 사용하고 난 후 일제히 소독약을 뿌려댔다. 그렇게 아슬하고 불안하게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오래 산건 아니지만 처음으로 학교 등교를 중단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영향이 우리에게도 왔다. 안전거리 유지와 실내 활동을 제한 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학원 폐쇄까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렇게 1주, 2주... 계속 반복하며 원장의 불안감을 우리에게 까지 전달했다. 분명 급여의 몇 프로를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힘들다며 카톡으로 볼맨 소리를 했다. 물론 학원 월세를 내야 하고 유지를 위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긴 했다. 하지만 그게 생계의 전부인 강사들은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하나? 나도 월세 내야 하는데? 하하하


나는 그때 조금은 초연해졌던 것 같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정말 쉬고 싶었고 많이 지친 시점이었기에 너무 좋기도 했다.


태연하게 내 작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매주 주말.... 업무 재게 소식에 대해서 다 늦은 시간에 통보해왔다. 불안한 기색을 한 껏 드러내며 앓는 소리를 아주 긴 장문으로... 그래 답답하겠지..


그럼 우리는?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는 대체 뭐지?


그저 묵묵히 이 상황을 맞춰줘야 하는 건가?


나도 생활을 해야 하는데?


당신은 집이라도 있지?


나는?


매달 그 조금의 급여를 벌어서 겨우겨우 버티는데?


오만 생각을 하며 본 긴 문장에는 리더로서의 무게보다는 당장 자신만 생각하는 모습이 가득 보여서 또 한 번 그 사람의 인간성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갑작스레 잠깐만 수업을 도와주라는 연락이 왔다. 가서 보니 일주일 전쯤부터 혼자 수업을 하고 있었다. 기분이 참 뭐라 설명할 수 없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 말이라도 하지 하면 누가 뭐라 하나? 뻔히 상황을 보면 아는데 왜 저럴까 싶었다. 전 세계가 처음 겪는 일이었고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초기였으니 누구나 절박했고 불안했을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나오는 얘기들처럼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의 본성이 보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보인다는 얘기가 이걸 두고 한 얘기 같았다.


본성이 드러난 딱 그런 느낌.


이 외에도 코로나가 터지고 불안감에 사람이 전전긍긍하기 시작했고 리더십이라는 것은 사라진 지 오래 그나마 숨겨두었던 인성이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 못한 이유를 근무하면서 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모습이었다. 같이 일하는 다른 선생님을 무던히도 괴롭혔고, 자존감을 무너트려내려 간 것도 보았다. 그래서 매번 수당도 없는 늦은 야근을 하면서도 대접 못 받는 선생님을 보면 정말 안쓰러워 토닥여주곤 했다. 실력은 다소 부족했지만 성실하고 착한 분이었는데 매번 왜 이리도 모진 말들을 해대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답답하면 혼자 다하지 왜 직원을 쓰는 걸까?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해줘야 만족할까?


내가 리더가 된 적도 고용주가 된 적도 없어서 어떤 마음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다양하게 경험했던 회사 생활에서 느꼈던 것처럼 리더의 모습은 아니었다. 사람은 돈 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들어내야 할 불안과 들어내지 않아야 할 불안이 있는 것인데 사람이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나 역시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졌고 불안했다. 그랬기에 추이를 지켜봐야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하염없이 지나가고 무던히도 할 일은 쌓여만 갔다.


무한반복...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오늘도 내일도 또 쌓인다.


왜 이렇게도 바라는 게 많은가?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고 매일 힘겨움에 점점 내 몸이 지쳐만 갔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조금씩 아팠던 부분이 통증이 시작되고 있었다. 통증과 함께 나의 감정도 컨트롤이 되지 않기 시작했다.


때가 오고 있다.


코로나고 뭐고 이제 그만해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복병이 찾아왔다.


Ps. 쓰다 보니 그때 했던 모든 행동들이 떠올라 숨통이 훅 조여 온다.

한편으로 쓰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더 길어진다... 에레힛! 다음엔 꼭 끝내야지 싶다.

이것만으로도 사실 부족하다.

아주 어이없는 행태를 하나씩 하나씩 까발려야지 흐!

이렇게라도 해야 복수하는 거 같으니 흐흐흐~ 이렇게라도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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