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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써니 Mar 09. 2022

글이 책이 되는 세 가지 방법

책을 쓰는 가장 쉬운 방법

막연했던 꿈을 눈앞에 당겨오려면 나름의 준비가 필요했다. 거창하게 '준비'라고는 하지만 그저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일, 단단한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했다. 

나는 가끔 지나치게 단순하다.




책을 쓰기 위한 방법은 세 가지 정도가 떠올랐다. 실제로 더 많은 길이 있겠으나 '책'을 읽기만 했지 쓰는 일과는 거리가 멀던 나에게는 선택지가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 내 자리에서 보이는 것부터 생각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 방법은 무지하게 유명해지는 것이다. 소위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 유명해지고 나면 사람들은 그가 내어놓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출판사라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체 입장에서도 위험 부담이 적은 끌리는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의 '글' 보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시대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도 말했지 않나.

"유명해져라, 그리하면 똥을 싸도 박수받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똥을 쌌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번째로는 글을 기가 막히게 잘 쓰는 거다. 누가 봐도 물 흐르듯, 빨려 드는 듯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은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럽기도 한 그들은 그저 경외의 대상일 뿐이다.


글을 기깔나게 잘 쓴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출판 관련 컨택이 되기가 수월하다. 그럼에도 본인이 뜻이 없어 사양하고 마는 일도 많은 것으로 안다.




위 두 가지의 길은 아무래도 나의 것이 아니었다. 유명해질 수도 없지만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내가 먼저 손사래 치며 뒷걸음질 칠 나다. '유명'은 평생 동안 나의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글을 기막히게 잘 쓰고 싶으나 아직은 아니다. 그만한 공력이 쌓이지 않았음을 스스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고 한들 그 한계를 탓하며 꿈을 미루고 싶진 않아 시작했을 뿐이다. 스스로 만족할만한 경지에 이르기까지 기다리다가는 파파 할머니가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니.




마지막 남은 세 번째 방법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가장 쉬운 방법이다. 

유명하지 않아도 좋다, 홀리듯 글을 써나가지 못해도 좋다. 꾸준히 쓰고 꾸준히 두드리는 일.

내가 쓰는 것과 세상이 원하는 것의 접점을 꾸준히 찾아가 보는 것이다. 쓰고 두드리고 또 수정해가며 나의 현재를 보아줄 한 곳을 찾아가 보는 건 시간이 많은 나에게 너무나도 적합한 방법이었다. 나는 특정 기일까지 마감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었고, 무언가의 수단으로써 책을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나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조급할 것이 없으니 하나하나 써나가면 그뿐이었다.

나는 조급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였다.


책을 쓰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

그저 쓰는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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