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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써니 Jul 26. 2022

내가 아기 낳으면 엄마 줄게

됐다. 치아라

아기를 좋아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나를 소개했던 데 반해 지금의 나는 분명히 '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도 어떠한 부분에서는 분명 변하긴 한다. 이것도 일종의 취향 같은 건가.



이제 6살이 된 꼬맹이는 그런 엄마를 너무나 잘 안다.

여전히 자기를 아기처럼 안아주고 보듬고 보살피며 예뻐하는 것을 알고, 지나다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아가를 보고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알고, 유모차에 누워 있는 오동통한 다리를 만져보고 싶어하는 것을 안다.


언젠가 때늦게 동생을 낳아달라는 말을 했을 적에

'아인아 이젠 너무 늦었어~'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꼬맹이는 엄마는 아가가 갖고 싶어도 이제는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었던가보다. 너무나 늙어서랄까.





매일 하는 '그' 역할놀이를 하던 중이었다. 공룡과 공주와 바다생물이 모두 나와 '위아더월드'를 만들고야 마는 그 ... 나한텐 매일 똑같은 듯 느껴지고, 꼬맹이에겐 매일 새로운 듯 신나하는 그 역할놀이. 맥락없이 마주 앉아 놀다가 문득 눈이 반짝이더니 뭔가 대단한 걸 발견했다는 듯 소리쳤다.


"엄마!! 내가 아기 낳으면 엄마 줄게!"


어...어? 

이건 또 무슨 무맥락, 무논리의 이야기인가 싶어 잠시 입을 벌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나중에 크면 아기를 낳을 수 있잖아!! 그러면 내가 엄마 줄게!!"


굉장한 아이디어라는 듯 한껏 상기된 표정과 번뜩 뜨여진 눈을 하고는 목청 높여 이야기를 이어갔다. 엄마가 이 굉장한 아이디어를 듣고 무척이나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정말이지 웃을수도 울 수도 없다는 말이 딱이었다.

세상에나 이런 효녀라니..

꼬맹이의 그 표정을 보고는 절대로 '됐다, 치아라!!' 할 수 없었다.


"어..어어..그, 그래!! 와아아아~~~~"


꼬맹이는 나의 어색한 반응과 호응에도 충분히 만족했던지 입술을 앙 다물고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역시 엄마한텐 내가 최고야' 라는 듯한...







이제야 말하지만,

꼬맹아...엄마는 괜찮단다. 그 때쯤엔 니 아빠랑 놀러다닐래.

나는 분명 너의 아가를 몹시나 예뻐하고 사랑하겠지만, 니 아기는 니가 가지렴.


나에게 아기는 너로 충분하단다. 

사랑한다. 내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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