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인생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아~카페 차리는 건 아니고, 커피 로스팅을 하는 회사야. 아버지를 도와 일을 하고 있거든.'
'그렇구나~너는 뭐하고 살아?'
'나는 보건소에서 일해. 너는?'
...
그렇게 주말 약속을 잡았다. 조개구이집을 가기로 했다. 세상에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보는 거라, 어떻게 컸을까 궁금했다. 여전히 어린 시절 같은 동네 살던 각자의 집에서 살던 우리라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다. 같이 택시를 타고 조개구이집으로 이동했다.
평소 옷 코디에 대해 신경쓰지 않지만, 그 날은 자연스럽게 깔끔해 보이기 위해 애를 썼다.
'니 좀 괜찮아 졌다??'
애를 쓴 보람이 있었다.
'나 이제 괜찮아 ㅋㅋ'
...
조개구이를 구워먹으며 소주 한 잔 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눴다. 그 때만 해도 내 어린 시절의 짝사랑을 만난다는 설렘이 전부였다. 팬심이랄까? 그녀가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앞으로 더 좋은 일들만 그녀 인생에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러니까, 짝사랑을 오래 했던 나로서는 이렇게 얼굴 보고 마주 앉아 소주 한 잔한 걸로 소원은 다 푼 셈이다. 또 보고 싶긴 하지만,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언젠가 다음에 만날 날이 있겠지 속으로 생각하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