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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빌더 러브스토리 3편] 다음 약속

[왜 다음 약속을 안 잡니?]



'뭐야? 왜 해장하자고 안 해? 강아지 카페 갈래? 태우러 갈게.'


'어? 아, 난 너가 당연히 일정 있을 줄 알았지. 좋아 같이 가자.'




나는 강아지를 정말 좋아한다. 어릴 때, 키우던 코카스파니엘 '폴' 이 아직도 꿈에 종종 나온다. 20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그 땐 뭘 몰라서 잘해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지금 만나게 되면, 산책을 원없이 시켜줄 거다. 무튼, 폴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로는 강아지를 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녀와 강아지 카페를 가게 되었다. 실내가 아니었고 강이 보이는 실외에 강아지들이 뛰어 다니는 꽤 아름다운 카페였다. 물론, 그녀의 강아지 말티즈 '만두'도 함께 했다. 녀석은 처음보는 나도 반겨줄 정도로 사람을 좋아했다.



그 보다 장모닥스훈트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너무 귀여웠다. 저런 강아지와 함께 살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팔렸다. 먼저 떠나 보낸 폴 생각도 한참 했다.



아차, 그러다 보니 그녀와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다.


'뭐야. 왜 이리 말이 없어?'


'강아지들이 너무 예쁘다. 나 이런 곳 처음 와봐.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오늘 다시 통영으로 가겠네?'


'응. 가서 출근 준비 해야지.'


'또 언제와?'


'매주 주말마다 부산으로 와.'



사실 매주 부산으로 오진 않았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해둬야, 그녀가 주말에 혹여나 나에게 보자고 편하게 연락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 남자답지 못하다. 그래도 그녀와 조금은 가까워지고 편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나는 더 욕심을 내지도 않았고, 그저 좋았다. 같이 커피까지 마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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