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슨 사이야?]
'걱정이 왜 되기는 지금 시간이 늦었잖아. 곧 집에 들어가야겠네. 내일 출근인데. 조심히 들어가.'
'치. 그래 알았다. 얼른 자.'
걱정이 왜 되기는 좋아하니까, 또 다른 사내가 대시를 할까봐 걱정이 되지. 근데 무슨 사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내가 하겠니...가 내 속마음이었다.
어느 때 처럼 출근을 하고 연락을 했는데, 그녀가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걱정을 하며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점심시간이 되었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그녀 생각 뿐이었다. 여러모로 삶이 흔들린다.
평소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들은 과감하게 자르는 편이다. 보통 그런 일들은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그런데 그녀는 도무지 내가 어찌할 수 없다. 오후 두 세시쯤 되었을까, 그녀가 연락이 왔다.
'어디야??'
'어디긴, 보건소 진료실이지.'
'지금 좀 나와봐.'
어리둥절한 채로 밖으로 나갔다. 응? 그녀가 여기 있다.
'어? 어쩐 일이야? 출근은?'
'반차쓰고 운전해서 왔다. 반응이 그게 다야?'
진료실에 자리 한 곳을 내어주고 퇴근 시간까지 진료를 봤다. 단지, 그녀가 옆에 있을 뿐인데, 내가 해야할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 심장이 두근거리면서도 마음이 편했다.
진료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카페로 갔다. 아직도 그 카페가 기억이 난다. 커피 한 잔을 하며, 스누피 모양 빵을 먹었다.
'나 스누피 좋아하는데!'
그녀가 말했다.
'그래? 많이 먹어.'
'근데 우리 무슨 사이야?'
그녀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