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현실을 극복하는 것]
그녀와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나의 모습은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과 있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상상할 수 없었고, 상상하기 싫었습니다. 늘 제가 곁에 있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굳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녀 역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문제는 제 재정적 상황이었습니다. 모은 돈이 없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돈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주식을 하거나 코인을 하거나 도박을 해서 돈을 낭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 어찌 돈을 모으지 못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정말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대답밖에는 해줄 수가 없습니다.
무튼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남 부럽지 않게는 아니더라도, 남보다 모자라진 않게 해주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신부인데, 세상 누구보다 빛나길 바라는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죠. ‘결혼은 언제 할 거야?’ 그녀가 물었습니다. ‘돈을 좀 모으고 해야 할 것 같아. 이제 취업해서 근무 시작하면, 지금보다는 사정이 더 나아질 거야.
그렇게만 되면, 시간만 좀 지나면,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질 거야.’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우리 결혼하자.’ 그렇게 우리는 결혼했습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 남보다 모자라진 않은 꽤나 근사한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달라진 점은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된 것 말고는 크게 느껴지는 바가 없습니다. 마음껏, 있는 힘껏 더 사랑할 수 있게 된 느낌이랄까요? 이제 그 어린 시절, 밤잠을 설쳐가며 보고 싶어 하고 몰래 짝사랑하던 그녀가 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행운을 타고난 사람은 바로 접니다. 가장 든든한 그녀가 나의 와이프니까요. 저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현실은 결국 극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