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정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고등학교에만 입학하면, 대학교에만 입학하면, 졸업만 하면, 취업만 하면, 결혼만 하면, 승진만 하면, 육아만 끝나면, 등처럼 어떠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은 환상입니다.
죽음이라는 끝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 인지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과정이 아닌 순간을 알 수 없습니다. 탄생이라는 시작을 맞이하는 순간, 인지력이 생기기 때문에, 그 이전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릅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인지력이 없다가 생긴 것이고,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 수 있는 건 지금 뿐이죠.
과정 속에 던져진 겁니다.
성공해도 끝이 아닌 과정이고, 실패해도 시작이 아닌 과정입니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이 과정입니다. 과정이 아닌 순간은 우리의 삶이 아니니까요.
그러면 좀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까?
지금 내가 처해있는 암울한 현실도 과정이라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 것이고, 지금 내가 처해있는 승승장구하는 현실도 과정이라 하면, 여기서 나빠질 수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죠.
시작도 끝도 없는 삶을 살고 있으니, 오히려 괜찮습니다.
시작한 건 돌이킬 수 없고, 끝난 건 보통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과정 속에서는 어찌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늘 어찌해 볼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