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마지막(퇴근 후 여가)을 목적으로 살아간다면.
18. 목적과 수단을 확실히 구분하라.
예과 때부터 본과1학년 때 까지는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시험기간이더라도 ‘오늘 딱 N시간 공부하고 술 마시 자.’ 하고 공부를 합니다. 술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술 마시는 시간은 지켜야했기 때문에 N시간 동안은 공부에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는 수고했다는 의미로 술을 마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학교 한의학과 학생들 대부분이 이렇게 시험기간에 술을 퍼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 난이도가 그리 쉽지는 않고, 한 과목이라도 F가 나오면 유급을 당하게 됩니다. 총점이 2.0이 넘지 않아도 유급을 당하게 되고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교수님께 빌어도 통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마시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문제는 마시는 사람만 마십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마시는 사람에 제가 속해있던 것이죠. 여기까지는 사실 봐줄만 합니다. 술 약속을 잡고, 그 때까지 열심히 공부를 한 뒤 만나 술을 마십니다. 그런데 또 그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가 문제입니다.
대게 시험기간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취하려고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정신을 잃으려 마십니다. 저도 그런 편입니다. 대부분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온 기억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집에 들어온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술자리에서의 기억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기억 정도는 잃을 수 있는데, 이상하게 공부했던 것들까지 잃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목적’과 ‘수단’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당시 ‘목적’이 술이었고 ‘수단’이 공부였습니다. 공부를 했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것이죠. 설정이 잘못되었죠. 내 생활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조금씩 느끼고 있었고요. 어머니께서도 제 건강이 걱정되어 강제로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게 했었습니다. 물론, 간 수치상에는 문제가 없었고, 위 점막이 손상된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목적 설정을 잘 해야 합니다. 내가 술을 더 마시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공부를 더 잘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말입니다. 저는 후자였습니다. 그렇기에 술을 끊어야 했죠. 목적을 공부 실력 향상, 성적에 두고 수단을 공부로 두는 것이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오더군요. 난생 처음 공부로 밤을 새봤습니다. 공부하고 있는데 해가 뜨는 경험은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그 결과로 대학교 에 입학한 이래로 본과 1학년 때 성적 장학금이란 것을 처음 받아봤습니다.(물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사실, 사는 이유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겠지요. 저는 공부도 잘 하고 싶은 사람이었지만, 운동도 잘 하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춤도 잘 추고 싶은 사람이었고, 노래도 잘 부르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외 수많은 것들을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목적 설정을 어떻게 둬야 했을까요. 아주 간단했습니다. 제 삶의 목적은 더 나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공부만 잘한다고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운동만 잘한다고 그런 것도 아니 고요. 모든 것을 다 잘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태도가 모자란 사람도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은 아니겠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수단인 셈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결국 제가 가진 삶의 목적으로 두었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이다."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