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마을 감자순이1

감자순이의 도전

by 어설퍼도 꾸준히

옛날 옛날에 감자마을이 있었다.


감자마을 땅은 척박했고,

감자 이외의 작물은 거의 자라지 못했다.

간혹 전설처럼

쌀이나 사과를 키우는데 성공했다더라는

소문은 돌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


감자순이는 감자가 지겨웠다.

"감자만 먹고사는 인생은 너무 뻔해.

나는 감자 마을에서 새로운 전설이 될 거야."


슬슬 바람이 서늘해지는 11월,

감자순이가 자신의 몫으로 되어있는 한 뙈기의 밭에

양파를 심었다.

감자순이가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년 감자 농사가 풍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자와 양파를 볶아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풍문을 들었던 탓이다.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은 감자순이에게 한 마디씩 했다.

"그런 거 키워서 뭐하려고 그래."

"우리 마을은 감자마을이야. 감자가 아니면 실패하게 되어있다고."

"감자라는 정답이 있는데, 왜 다른 길을 가려고 하니?"


도와주기는커녕 기를 꺾어버리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감자순이는 양파밭을 정성스레 일궜다.

자신에게 한 마디씩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꼭 양파와 감자를 함께 볶아 황홀한 한 끼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양파를 처음 키워본 탓에

양파에게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비료는 어떤 게 좋은지

감자순이는 알지 못했다.

이장님께 양파에 대해 물어도

감자를 키우라는 말 뿐이었다.


이듬해 봄 감자순이는 비실한 양파 몇 알을 손에 쥐었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에도 변변찮은 수확이었다.


하지만 결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에 다시 양파를 심으면

양파를 어찌 키울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양파를 키워낼지

감자순이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감자순이에게는

양파에 한 번 더 도전할 자신이 없었다.

지난 감자 수확에서 든든히 모아둔 감자는

양파를 키우면서 근근히 먹어치웠고,

그나마 남아있는 감자들도 싹이 나고 무르기 시작했다.


"나 다시 양파를 키울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EBS_식품_0981, 한국교육방송공사 (저작물 40455 건), 공유마당,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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