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감자마을이 있었다.
감자마을 땅은 척박했고,
감자 이외의 작물은 거의 자라지 못했다.
간혹 전설처럼
쌀이나 사과를 키우는데 성공했다더라는
소문은 돌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
감자순이는 감자가 지겨웠다.
"감자만 먹고사는 인생은 너무 뻔해.
나는 감자 마을에서 새로운 전설이 될 거야."
슬슬 바람이 서늘해지는 11월,
감자순이가 자신의 몫으로 되어있는 한 뙈기의 밭에
양파를 심었다.
감자순이가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년 감자 농사가 풍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자와 양파를 볶아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풍문을 들었던 탓이다.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은 감자순이에게 한 마디씩 했다.
"그런 거 키워서 뭐하려고 그래."
"우리 마을은 감자마을이야. 감자가 아니면 실패하게 되어있다고."
"감자라는 정답이 있는데, 왜 다른 길을 가려고 하니?"
도와주기는커녕 기를 꺾어버리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감자순이는 양파밭을 정성스레 일궜다.
자신에게 한 마디씩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꼭 양파와 감자를 함께 볶아 황홀한 한 끼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양파를 처음 키워본 탓에
양파에게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비료는 어떤 게 좋은지
감자순이는 알지 못했다.
이장님께 양파에 대해 물어도
감자를 키우라는 말 뿐이었다.
이듬해 봄 감자순이는 비실한 양파 몇 알을 손에 쥐었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에도 변변찮은 수확이었다.
하지만 결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에 다시 양파를 심으면
양파를 어찌 키울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양파를 키워낼지
감자순이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감자순이에게는
양파에 한 번 더 도전할 자신이 없었다.
지난 감자 수확에서 든든히 모아둔 감자는
양파를 키우면서 근근히 먹어치웠고,
그나마 남아있는 감자들도 싹이 나고 무르기 시작했다.
"나 다시 양파를 키울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EBS_식품_0981, 한국교육방송공사 (저작물 40455 건), 공유마당, CC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