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마을 감자돌이2

감자마을 감자순이 다음 이야기

옛날 옛날에 감자마을이 있었다.

감자마을 땅은 척박했고,

감자 이외의 작물은 거의 자라지 못했다.

간혹 전설처럼

쌀이나 사과를 키우는데 성공했다더라는

소문은 돌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

감자돌이는 감자를 사랑했다.

"감자를 키울 수 있는 건 행운이야.

나는 감자 마을에서 더 좋은 감자를 만들 거야."

감자돌이는 열심히 감자밭을 일궜다.

마을 어른들에게 좋은 감자를 키우는 방법을 묻고

마을 도서관에서 감자에 관련된 책을 틈틈이 읽었다.

때로는 가뭄에, 때로는 태풍에

감자 농사가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감자돌이의 감자는 해가 갈수록 실하게 자랐다.

어느 날 감자돌이는 마을에 떠도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자순이가 양파를 키운다는 말이었다.

점심으로 포실포실한 분이 날리는 찐 감자를

든든히 먹고 난 감자돌이는

감자순이의 밭에 갔다.

처음 보는 뾰족뾰족한 양파줄기가 밭에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감자순이는 감자돌이가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밭을 일구고 있었다.

"양파는 왜 키우는 거야?"

감자돌이가 물었다.

"양파랑 감자랑 같이 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대."

감자순이가 여전히 밭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

쪄먹어도, 튀겨먹어도 맛있는 감자다.

그런데 양파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좋다고?

감자돌이는 그 날 이후로 틈만 나면 감자순이네 밭을 구경했다.

감자와 양파는 많이도 다른 모양이었다.

감자순이가 고민하는 모습이 멀리서도 확연히 보였다.

이듬해 봄,

감자돌이는 감자순이의 수확을 기다렸다.

하지만 감자순이에게서 양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양파는 어찌 됐어?"

감자돌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나 다시 양파를 키울 수 있을까?"

씩씩하던 감자순이의 얼굴이 어두웠다.

이미지 출처

EBS_식품_0981, 한국교육방송공사 (저작물 40455 건), 공유마당, CC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