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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설퍼도 꾸준히 May 13. 2020

감자마을 감자 양파볶음3

감자마을 감자순이 마지막 이야기

"나 다시 양파를 키울 수 있을까?"


언제나 씩씩하던 감자순이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감자돌이는 감자순이의 창고를 보았다.

창고는 물러버린 감자와 비실한 양파 몇 알만 있을 뿐이었다.


"감자순이야,

감자랑 양파를 같이 먹는다던 그거,

한 번 보여줄 수 있어?"


감자순이와 감자돌이는 마을 회관에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게 양파야? 감자만도 못하네."

이장님이 걱정을 약간 담아 거봐란듯이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감자순이는 양파 껍질을 까고 감자돌이는 감자 껍질을 깠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양파와 감자를 볶았다.

감자만 볶을 때와는 전혀 다른 냄새가 났다.

절로 군침이 돌았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더 불 가까이로 모여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겨우 한 입씩 감자 양파볶음을 먹었다.

다들 입맛을 쩝쩝 다셨다.


"저, 다시 양파를 키워서

더 좋은 양파로 감자 양파볶음을 대접하고 싶어요."

감자순이의 말에 감자돌이가 힘 있게 말했다.

"감자순이, 내 감자를 조금 줄게. 이거면 얼마간 버틸 수 있을 거야."


감자돌이는 튼실한 감자를 감자순이에게 안겨주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마을 사람들도 조금씩 감자를 감자순이에게 보태주었다.

아직도 입안에 맴도는 양파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창고가 든든해진 감자순이는

다시 양파에 도전했고 다음 봄, 마을에서 감자 양파볶음은 대히트를 쳤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정답사회에 관한 이야기 하더군요.


우리 사회는 왜 정답만 좇으려 할까요?

우리는 왜 창의성을 발휘할 생각을 하지 못할까요?


좋은 대학교, 훌륭한 직장,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오손도손 한 가족.

우리가 정답으로 좇고 있는 감자입니다.


우리가 감자만 좇는 이유는,

우리가 정답만 가려고 하는 이유는,


실패했을 때, 돌이키기 어려운 사회 시스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감자마을처럼 십시일반 할 수 있는 안전망이 있다면,


우리도 감자순이처럼 새로운 길을 가볼 텐데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EBS_식품_0981, 한국교육방송공사 (저작물 40455 건), 공유마당,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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