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설퍼도 꾸준히 May 15. 2020

행동하는 사람

깨알 그린피스 홍보합니다.

일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찾으러 유튜브를 뒤지다가

광고 아닌 광고를 보았다.

그 당시 나는 업무상의 이유로 너무나도 즐겁게 

제로웨이스트 관련 영상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류준열이 나와서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https://www.youtube.com/watch?v=MJLi7OICIuY

포장된 과일 언박싱하는 류준열. 쓸모없는 저 랩과 완충재를 보라.

광고로 뜬 영상인데 광고인 줄도 모르고 홀린 듯이 보았다.

알고 보니 류준열은 그린피스 후원자이자 모델이었다.


참 기분 좋은 광고라며 시리즈까지 다 찾아보고 나니,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 페이지까지 자연스레 흘러들어 갔다.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고 나서

소비자로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장을 볼 때마다 느낀다.

나는 마트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없다.

마트에서는 거의 모든 것들이 비닐이나 플라스틱에 담겨 있다.

동네 슈퍼는 조금 덜 포장되어 있고, 

재래시장은 조금 더 사정이 낫다.

그리고 좌판 할머니들은 손질까지 해주시니 정말 최고다. 


하지만 직장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지 않았다면

나는 어디에서 물건을 사야만 했을까?

제로웨이스트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줄이기란 

너무 어렵다.

관심이 있어도 어렵기 그지없다.


포장 없는 채소나 과일은 그나마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친환경 세제로 쓰일 식초, 베이킹소다 그 곳에서도 구할 수 없다.

매일 마시는 우유도 종이팩에 담겨있기는 하지만 

재활용의 관점에서 보면 바람직한 포장은 아니다.

종이에서 우유가 새지 않으려면 결국 비닐이 필요하기에.

화장품이나 기타 공산품도 마찬가지. 

애초에 대한민국의 소비자가 포장 없는

-혹은 쉽게 재활용되거나 쉽게 썩는 포장재로만 만들어진- 

물건 자체를 만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했다가

무력함을 느끼고 중도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완벽한 환경보호자 한 명보다

어설픈 환경옹호자 백 명이 더 필요합니다!)


이런 갑갑함을 해소하려 노력하는 곳이 그린피스다.

그곳에서는 대형마트에 포장 없이 물건을 팔아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13079/blog-plastic-no-plastic-encourage/


내가 포장 없는 물건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을 때,

누군가는 조직적으로 기업과 정부에 요구를 하고 있었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체 없이 내 이름과 남편의 이름으로 플라스틱제로 서명에 참가했다.

https://act.greenpeace.org/page/23229/petition/1?_ga=2.112744836.1479747663.1589517826-108183563.1589517826


그린피스에서 답장이 왔다.

1분마다 대형트럭 분량의 플라스틱이 버려진단다.

올해부터 미세 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전면 금지시키는데 일조했다는 자기피알과 함께

후원자가 되어달라는 그린피스.

영리했다. 


내년에 가족계획이 성공하여

아기를 낳는다면 휴직을 할 텐데

그럼 후원금 2만 원이 아쉽지 않을까 하는 고민과

그린피스 말고 더 좋은 단체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동시에 들었다.


2만 원은 아기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라에서 아기를 위한 수당을 준다 하니,

어떻게는 되겠지 싶었다.


인터넷을 뒤졌다.

찾아보면 정말 많은 환경단체가 있고,

정말 다양한 일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었다.

서울시 8평 이하 옥탑방 거주자들에게 쿨루프 시공(옥상을 하얗게 칠해서 빛을 반사시킴으로써 열을 내리는 효과를 보는 시공)을 해주어서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이고 에너지를 아끼는 캠페인을 해주는 단체도 있었고,

도심에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벌이는 단체도 있었다.


정말 많은 단체들 중에서 그린피스를 고른 것은 

광범위한 환경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

꼭 그린피스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환경단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몸으로 뛰는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재정적인 지원 역시 그들에게 정말 중요한 도움일 것이다. 


환경단체를 후원한다는 것은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오는 노력에서 더 나아가

기업과 정부에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요구하는 사람,

혹은 그런 사람들을 뒷받침해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 스스로가 자못 자랑스럽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혹, 이 글을 읽고 

플라스틱 제로에 관심이 생기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더없이 좋으리라는 희망을 담으며

인증샷을 남겨본다.

(중복해서 인증할 만큼 자랑스럽습니다. 하하하.)


이제 막 등록해서 총후원금은 0원이지만 마음만은 이미 엄청난 기부자 ^------------------^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넷도 제로웨이스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