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러대고 분탕질하고

by 휘루 김신영

<남 잘되는 꼴에 을러대기>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배 아파한다는 것이니 몹시 이기적인 말이다. 남이 잘되면 손뼉 치면서 같이 좋아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또한 누군가를 이겨야만 하는 교육계의 현실이 한몫하는 말이다. 학교에서도 승자가 되지 못하면 기회가 박탈되어 다른 학생에게 넘어간다. 그로 인한 실패는 고스란히 자기 것이 되고 만다. 기회의 상실은 사회에서의 상실로 이어지고 선생들은 그것으로 모든 잣대를 들이대며 평가한다.


특히 집에 관련하여 많은 사람이 절망하고 있다. 진작 집을 사두었더라면 지금 엄청 집값이 올라갔을 텐데, 누구는 무리해서 집을 사더니 집값이 올라 좋겠다. 뭐 이런 푸념들이다. 왜 집이 투기의 수단이 되어 우리 사회에 주요한 투자의 화두로 등장하였는지


집은 삶을 사는 곳이지 투기나 투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혹시 집으로 인하여 이익을 보았다면 모두 세금으로 추징하여 이익을 상쇄시켜야 한다. 그래야 집값으로 인한 낭패감, 열패감, 좌절을 막고,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절대 집이 투기나 투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을러대다’말이나 행동으로 겁을 먹도록 위협한다는 뜻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잘되면 그 상황을 믿지 않는다. 운이나 인맥이나 그런 다른 요소가 작용하여 잘 되었을 것이라고 막연히 그의 노력을 무시한다. 옹졸한 마음에 남이 잘되는 것은 자신이 못 되는 것만 같은 것이다. 이러한 심보로 잘되는 사람을 싫어하고 댓글로 비아냥거리는 것은 을러대는 비열한 행동이다.


<넘보지 못할 놈 분탕(焚蕩) 질하기>


농단(隴斷)은 집안의 재물을 독차지하고 매점매석하는 행위다. 분탕질은 집안의 재물을 죄다 없애 버리는 것, 몹시 야단스럽고 부산하게 굴거나 소동을 일으키는 짓, 남의 물건 따위를 뺏거나 약탈하는 짓이다.


또한 네가 잘났어? 어디 두고 보자 하는 심보는 분탕질에 이르기도 한다. 분탕질이란 여러 의미로 쓰이지만 그중에 괜히 방해를 놓거나 훼방을 놓는 행동도 있다.

분탕질로 예를 들자면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를 빼놓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탕진할 수 있으며 불사를 수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라 망정이지 요즘말로 뻘짓하는 사람이다. 최근에는 주식투자로 자신의 재산을 분탕질하는 사람이 많다. 옛날에는 노름으로 재산을 분탕질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강남역 10번 출구의 살인자는 여성을 선택하였다. 그의 선택규칙(Selection Rule)은 자신보다 약한 여성이 목표였다. 여성이라는 존재를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우월성을 느끼는 그는 살해이유도 동기도 없다. 이 죽음은 많은 여성이 공감하면서 강남역 10번 출구는 추모의 장소가 되었고, 끊임없이 일상적 대상화를 경험해 온 여성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포스트잇이 강남역을 채웠다. 여기에 여성혐오의 문제는 자기 성찰의 영역임에도 여성들의 발언대는 남성들의 고함으로 가득 채워지고야 말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노골적인 공격이 분탕질 수준을 넘어 인격모독과 모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롱과 비방으로 일관하는 이들의 태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망나니’는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 죄인을 참형에 처할 때 목을 베던 사람이다. 이들은 주로 사형을 당할 만한 중죄인 중에서 사형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로 뽑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게 성격이 포악하고 막된 사람이 많았으며, 상종 못할 인간으로 생각하였다.


망나니’라는 말은 ‘마구’의 뜻을 가진 ‘막[粗]’에 ‘나다[出]’가 결합하고, 여기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가 붙어서 만들어졌다고 본다. 즉, ‘막 + 나- + -ㄴ + 이’로 분석해 보면, ‘막나니 > 망나니’의 비음으로 변화를 거쳐서 지금처럼 쓰인 것이라고 변화과정을 추측한다. 댓글은 이렇게 망나니짓도 서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들의 언행(댓글)으로 인하여 댓글은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다.

사진-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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