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탈주의 서사 2
초월론적 transcendental 사유
미셸 푸코가 예언한 폭풍을 몰고 오는 철학자, 질 들뢰즈는 그의 <차이와 반복>에서 '소수자-되기', '여성-되기'의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옹호를 펼쳤다. 그가 주창한 '탈주(flight)'는 새로운 철학의 출발점이라 불린다.
황진이는 우리의 언표로서 불가능한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을 실재적 현재에 한정하지 않는 초월론적 transcendental 사유를 하고 있다.
들뢰즈에 비추어 보면 황진이는 누구보다 소수자이자 여성으로 초월적 사유를 한 작가로 꼽을 것이다. 들뢰즈가 말하는 초월적인 것이란 경험 세계 저편의 것이 아니라,
경험 이전에 존재하되 경험의 내재적인 배후에서 경험의 가능 조건으로서 작동하는 것이며, 이는 오로지 경험 세계에 현실화된 것들만을 통해서 그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잠재적인 실재의 존재방식을 말한다.
잠재성은 이전에 일어나지 않았지만 강한 힘으로 삶을 지배하고 따라서 지금까지 영역을 벗어나게 하는 강력한 탈주적 서사로 이어진다.
황진이가 '소수자-되기'로 다수자에 반하는 강한 역동성을 일으키며, 일상적 시간을 이탈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몰입한 것이다. 이로써 황진이는 새로운 실재의 연속 선상에 있게 되면서 자신에게 열려 있는 공간에 주목한다.
즉, 황진이에게는 자아의 정체성과 원초적 욕망이 충족될 수 없는 절망적 환경에 놓여 있었다. 이에 그는 현실을 초월하여 자신의 존재를 투영하여 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성적인 질서로 수렴되지 않는 현재의 공간을 벗어나버린 것이다.
황진이의 초월성이야말로 황진이를 황진이 되게 하는 능동적인 기능으로 자리하여 사대부들의 허상을 깨고 관념을 넘어 다수의 사회에 균열을 일으킨 사건이라 하겠다.
이로써 황진이는 거기 존재하는 자(deja-la)가 될 수 있었으며 자신의 정신적 실존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