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역사로>
아침 해를 받으며 붉은 전철을 타고
집을 떠나가는 사람들마다
때 절은 빛깔이 익숙한 역사로 모여들어 줄을 선다
아버지는 왼종일 역사驛舍의 모퉁이에서
어스름 지나 깊은 이슬 내릴 때까지
표에 동전에 비슷한 얼굴에 출렁이다
하나의 표가 밀려 떨어져 나갈 때마다
눌려지는 자욱 버거운 신음呻吟
술렁이는 어깨너머 푸덕이는
이십 대가 영상을 만든다
꽃다운 아들 강변에 흔들리는 민들레처럼
메운 바람에 끌려간 봄날 내내
그리운 낯가림을 겪는다
머물지 못하고 날아다니는 홀씨처럼
집을 떠나는
끝나지 않는 물결
표에 동전에 거뭇한 얼굴은
이른 해돋이부터 길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