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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통 Apr 13. 2022

목련

타인의 위로는 필요 없다며 봄에만 기억되는 이름…

상처받지 않는 인생이야 

그 어디에 있겠소만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뚫고 비집고 나오는

그대는 목련이라오


연인을 기다리는 남심男心처럼

날카로운 초침이 되어갈 때

터뜨리는 찰라의 순간에서야

하얗게 나신裸身을 드러내고는

진주 보다 고운 백합보다 맑은

그대는 목련이라오


일곱 해를 기다리다

여름 한 순간 짧게 생을 마감한

매미의 울음이 있더라만

흰색의 고운 자태는 미인박명인가

봄 보다 더 짧은 생을 마감하고는

고결하게 전사한

그대는 목련이라오


온 세상을 하얗게 색칠하여

봉긋하며 순간의 기쁨을 안기고는

기진맥진함에 땅으로 추락하여

갈색으로 인생의 끝을 보는

그대는 목련이라오


타인의 위로는 필요 없다며

봄에만 기억되는 이름이라해도

행복한 삶이라 애석해하지 말라는

그대는 목련이라오

나는 그대같은 목련을

몹시 사랑하는  남심의 연인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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