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좌석에 앉아 있는 모녀의 세상살이 이야기도 이웃의 정담 같아 좋다
손에 쥐고 있는 폰의 화면보다
창 밖 프레임으로 순삭간에 움직이는
세상의 영상들이 훨씬 좋다
내리는 손님의 조심스러운 빌걸음처럼
우리의 세상살이도 신중하다면
지금보다야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좋다
굴렁쇠 같은 바퀴의 움직임따라
물결 처럼 출렁이는 사람들의 몸 놀림도 좋다
앞 좌석에 앉아 있는 모녀의
세상살이 이야기도 이웃의 정담 같아 좋다
목적지 마다 내리는 손님의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고
그 발길이 향하는 곳이
가족의 품 일거라는 생각에 또한 좋다
쏟아지는 졸음에 고개 끄덕이며
버스 속에서 순간의 삶을 잠에다 실은
그 사람의 등너머 피곤함은 내 모습처럼 보여 좋다
버스 안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꿈이 드러나지 않아도
이내 깊어질 밤에 별을 따려는 사람들의 기대감으로
별처럼 깜박이는 눈망울이 좋다
갈수록 비워지는 빈 자리도
내 마음의 공백같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