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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통 Jun 14. 2022

버스 안에서

앞 좌석에 앉아 있는 모녀의  세상살이 이야기도 이웃의 정담 같아 좋다​

손에 쥐고 있는 폰의 화면보다 

창 밖 프레임으로 순삭간에 움직이는 

세상의 영상들이 훨씬 좋다

내리는 손님의 조심스러운 빌걸음처럼 

우리의 세상살이도 신중하다면 

지금보다야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좋다

굴렁쇠 같은 바퀴의 움직임따라 

물결 처럼 출렁이는 사람들의 몸 놀림도 좋다

앞 좌석에 앉아 있는 모녀의 

세상살이 이야기도 이웃의 정담 같아 좋다

목적지 마다 내리는 손님의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고 

그 발길이 향하는 곳이 

가족의 품 일거라는 생각에 또한 좋다

쏟아지는 졸음에 고개 끄덕이며 

버스 속에서 순간의 삶을 잠에다 실은 

그 사람의 등너머 피곤함은 내 모습처럼 보여 좋다

버스 안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꿈이 드러나지 않아도 

이내 깊어질 밤에 별을 따려는 사람들의 기대감으로 

별처럼 깜박이는 눈망울이 좋다

갈수록 비워지는 빈 자리도 

내 마음의 공백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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