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두 개

사랑을 배려하고 의미를 이해하며 젓가락을 들 수 있는 여유로움

by 별통

김밥 두 개가, 눈 앞에 있다. 갑자기 예전일이 생각났다. 일본 여행 중이었다. 가이드가 글을 읽고 주겠다며 뜬금없는 행위를 제안했다. 가이드 도중에 심근경색으로 저 세상 현관 앞까지 다녀왔는데, 이제부터 ‘덤‘이라는 삶이 느린 세상을 살게 했다면서. 그 이후 패키지 손님들에게 여행 끝날이면 이 글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귀를 세웠다. 듣다 보니 글은 ‘우동 한 그릇’이었다. 활자로 읽다가 음성으로 들으니, 그의 나레이션이 우수했다 해도 두 귀에 쏙쏙 들어왔다.


접시에 착하게 놓여 있는 김밥 두 개를 보면서 그날 들렸던 소리 글들이 다시 떠올랐다. 우동 한 그릇 처럼, 해피엔딩이라는 다행스러움은 여유를 챙겨주는 법이다. 우동이 그랬듯이 김밥 두 개는 굶주린 이들에게 두 공기의 밥이 된다. 세상은 점점 배려는 없어지고 배척이 맨 앞에 서 있다. 우동 한 그릇과 김 밥 두 개의 배려가 세상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주는 것, 하지만 무관심이다. 상식은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이번 수능 시험에서 한 학생이 점심 도시락으로 피자를 가져와 논란이 일었다. 냄새 때문에 나온 엇갈린 반응은, 세상 탓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배려와 이해는 없고, 배척과 이기 만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참 시끄럽다. 쉴새없이 소란을 창조하는 사람, 대뜸 뉴스부터 만들어 무한 생산하는 메신저, 오직 자기 편만 살아야 한다며 서슴없이 상대를 죽이려는 오징어게이머들. 그들에게 우동 한 그릇과 김밥 두 개 일지언정 사랑을 배려하고 의미를 이해하며 젓가락을 들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져보라 권하고 싶다. 결국 사람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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