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공간이고 지친 마음의 충전소이고 행복의 밑바탕을 튼튼해주는 곳이다
지난해 였다. 중환자실에 계셨던 엄마를 뵙고 나면 답답하고 암담하고 슬픈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느 날, 무작정 차를 몰고 달려갔던 곳이 단양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 그 전에 미디어를 통해 단양을 접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추정이다. 한편으로는 처참한 마음의 탈출구를 찾지 않았나 싶다. 당시 운전을 하면서 하염없이 울었었다. 그러면서 올라갔던 곳이 카페산이다. 혼자였다.
며칠 전에 아내가 카페산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주말로 날을 잡고 다른 곳을 일정에 포함시킨 곳이 충북 제천의 정방사다. 정방사는 나중에 따로 사찰기행편으로 글을 쓸 생각이다.
카페산은 역시 솔직했다. 여전히 막힌 마음의 통로였다. 슬픔의 비상구라는 주문 역시 거부하지 않았다. 엄마가 떠나신 지 아홉달이 지났다. 10월 25일 내 생일이다. 묵직한 가을의 무게감도 나의 발걸음을 부추겼다. 세월은 흘러도 그리움은 내내 머무르는 법이다. 그래서 찾아간 카페는 막힌 가슴과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었다.
카페 앞 마당에서 산 아래를 향해 ‘엄마 엄마!’를 크게 불렀다. 마음 속 엄마의 문신이 더욱 진해졌다. 하늘 위에 계신 엄마의 모습이 나의 가슴으로 들어와 슬픔을 가려주었다. 그것은 또 살아가는데 나에게 힘이 되어 준다.
카페산은 구조가 멋지다. 1층에서 3층을 거쳐, 루프탑까지 이어진다. 건물의 외관 보다는 높은 층고의 내부가, 또 내부의 공간 소유 보다는 넓직한 바깥 정원의 압력이 훨씬 매력적이다.
맛볼 수 있는 빵의 특색도 기특하다. 지역 농산품을 이용한 착한 마음씨가 돋보였다. 마늘과 만들어진 다양한 빵들과 콩가루가 듬뿍 부려진 인절미 빵 등.
카페에서는 패러 글라이딩도 직접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예약이 필수다. 갔던 날은 이미 마감된 후였다. 아쉬움에 아내한테 물었다.
"패러 글라이딩 한 번 타보고 싶어요!"
"타세요. 단, 우리 아이들이 대학을 마친 후에..."
역시 가장의 무게는 자유가 탈출하기엔 버겁다. 하지만 카페산은 이미 자유의 공간이었고, 지친 마음의 충전소였고, 행복의 밑바탕을 튼튼하게 해주는 사랑의 장소였다. 카페산의 주인이 부러운 것 빼고는 최고의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