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편 -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그녀
그런 적이 있었다. 길 한복판에서 갑자기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
찔끔이 아니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서, 안 그래도 작은 그녀의 얼굴이 다 젖었었다.
이럴 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멘탈이 나간다. 도대체 왜 우는지 정말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알아야 한다.
그녀가 나와 있을 때 짜증을 내면 내 잘못이다.
그녀가 나와 있을 때 눈물을 흘리면 내 잘못이다.
그녀가 나와 있을 때 우울해하면 내 잘못이다.
왜 내 잘못이냐고? 나랑 같이 있을 때 일어난 일이니까.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이건 범인 찾기가 아니다. 태도의 문제다. 한 번은 너무 궁금해서 친누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우는 거야?”
그런데 누나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냥, 나도 몰라.”
남자들은 보통 눈물에는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속상했고, 그래서 눈물이 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그렇게 깔끔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기분이 갑자기 울컥할 수도 있고, 쌓여 있던 감정이 갑자기 올라올 수도 있고, 본인도 설명 못 하는 서운함이 한순간 눈물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왜 우느냐를 바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그 순간 남자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유를 캐는 게 아니라 자기 자리를 정하는 것이다.
“왜 울어?”
“갑자기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런데?”
이런 말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녀를 더 막막하게 만들 수 있다. 정작 본인도 이유를 정확히 설명 못 하는데 설명부터 요구받는 기분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럴 때 이렇게 말한다.
“왜? 내가 뭐 잘못했어? 미안해.”
이 말이 완벽한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하나는 전달한다.
“나는 지금 네 눈물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원인보다 먼저, 네 감정 앞에 서겠다.”
그게 중요하다. 여성언어 번역기 응용편의 교훈은 간단하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그녀 앞에서 남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논리적으로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다.
먼저 멈추고, 먼저 미안해하고, 먼저 그녀 편에 서는 것이다.
이유는 나중에 들어도 된다. 하지만 그 순간의 눈물은 지금 닦아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