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마왕의 위기
드디어 깨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함
시간이 지나며 한 가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마왕이…진짜 제대로 준비하고 있대…”
이번에는 그냥 느낌이 아니었다. 직접 본 사람도 있었다.
“내가 산 위를 지나가는데 마왕이 헬스를 하고 있었어.”
“운동을요?”
“응. 스쿼트랑 플랭크 하더라.”
“…진짜네, 이번엔.”
공격 준비를 진심으로 하는 악당은 처음 보는 듯했다. 왕은 회의를 열었다.
“이번에는… 정말로…용사님을 깨워야 할지도 모른다.”
회의실 안이 술렁였다.
“전하, 그런 말 함부로 하시면…”
“잠의 교단이 가만있지 않을 텐데…”
“깨우다 잘못되면 어쩌죠?”
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깨우지 않으면…우리가 먼저 잘못된다.”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오랜만에 논리 있어 보이는 말이었다. 결국, 회의 끝에 결론이 나왔다.
“좋다. 우리는 용사님을… 깨우는 시도를… 검토하는 방향으로…논의하기로… 한다.”
직접 깨운다는 말은 아직 아무도 못 했다. 용감한 사람은 없었다. 그때, 잠의 교단 대표가 일어섰다.
“용사님을 깨우는 행위는 우리 교단의 교리에 어긋납니다.”
왕은 물었다.
“혹시… 세계가 멸망할 것 같아도?”
“그러면 더더욱 깨우면 안 됩니다.”
“왜지?”
“멸망하는 모습을 용사님께 보여드릴 수 없으니까요.”
왕은 순간 그 말이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안 되네. 이번에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회의는 결국 애매한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면…용사님 방 바로 앞까지 가 보는 건…어떻겠습니까?”
“그 정도면…깨운 건 아니죠…”
“네, 아직은… 안전합니다…”
그들은 조금 안심했다. 사실 아무 것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기분은 중요했다.
그날 밤, 왕과 몇몇 대신, 잠의 교단 대표, 자칭 마법사와 기사, 마을 꼬마,
거기에 지나가던 빚 독촉인까지 한 무리가 되어 노곤의 집 앞에 섰다. 그들은 모두 아주 조용히 서 있었다.
아무도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아무도 숨도 크게 쉬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누군가 속삭였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시각, 산 위에서는 마왕이 마지막 준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좋아… 이제 드디어… 내가 진짜로 내려간다…”
그의 다리가 덜덜 떨렸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한 탓이었다. 노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꿈속에서 그는 찜질방 안 카페에 앉아 아이스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시원하다…”
그가 중얼거렸다. 현실에서 바람이 한 번 크게 불었다.
마왕이 선 채로 위태롭게 균형을 잡던 절벽 위 돌 하나가 굴렀다. 마왕은 그 돌을 밟았다.
“어…?”
이어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왕국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집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는 AI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