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루 중 몇 번이나 행복하신가요?
당신은 하루 중 몇 번이나 행복하신가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아껴두었던 육아휴직을 했다. 주변에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들을 사귀어놓아야 초등 생활이 편해진다'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기꺼이 전업맘과 워킹맘 사이에 낀 휴직맘이 되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세계는 내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차, 명품 옷, 비싼 집 등 의도하지 않아도 계속되는 비교는 나를 움추러들게 만들었다. 나의 가치가 그것들에 의해 등급 매겨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때때로 불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이 세계와 작별을 고했다. 문득문득 고개를 쳐드는 불행이라는 감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비로소 삶의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 타인과의 비교로 불행을 맛보았다면 반대로 타인과 멀어지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100여 년 전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일본 도쿄의 임페리얼 호텔 벨보이에게 팁 대신 메모를 적어 전해 주었다.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침착하고 조용한 삶이 끊임없이 초조함으로 성공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행복을 가져온다."
이 메모는 2017년 예루살렘의 한 경매장에서 130만 달러에 낙찰되었으며 아인슈타인의 '행복편지'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다. 돈 대신 적어준 메모 한 장을 100여 년간 보관해 온 벨보이는 아인슈타인이 전해 준 행복의 가치를 이해했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너무 크고 때론 복잡하다. 내일의 더 큰 행복을 위해 오늘의 힘듦을 견디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더 큰 행복이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시작할 동력을 잃고 만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작고 단순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어떨까?
오늘 행복을 느낀 순간을 적어 보았다.
잘 청소된 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음악을 들을 때.
남편과 아이가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아침 출근길에 떠오르는 해를 볼 때.
글이 막힘없이 이어질 때.
아이가 친구들과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이야기할 때.
저녁 식사 후 식탁에 앉아 기울어 가는 해를 보며 와인을 마실 때.
남편과 좋아하는 차를 마시며 마주 앉아 있을 때.
독서하고 있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
우연히 튼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
퇴근 후 집에 들어왔는데 맛있는 밥상이 차려져 있을 때.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내 얼굴에 닿을 때.
인생의 스쳐가는 순간들에도 행복을 느낄 때.
나는 오늘 12번 행복했다. 12번 침착하고 조용한 삶을 살아냈고 삶은 충만해졌다.
더 자주 행복하고, 더 충만한 삶이 당신에게도 계속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