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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정 Feb 28. 2024

반쪽 날개의 사랑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엄마는 영어로 마더, 중국어로는 마마

여자는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이름은 사라지고

이렇게 주문 같은 이름으로 살아간다."


동백이는 지금 엄마를 버리고 오는 중이다.

집에서 먼 곳으로 밥을 먹으러 온 동백이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일곱 살 때처럼 엄마에게 똑같이 말을 한다


엄마는 그때의 기억을 하고 있는 동백이의 행동에 미안함에 눈물이 난다.

그동안 세상에 홀로 버려진 채  동백이는 수많은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지금은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도 버거운데 세상은 혼자 있는 여자에게는 너무 가혹하다.


부모 없는 아이

남편 없는 여자


세상에 기댈 것 하나 없는 동백이는 오로지 아들을 바라보며 힘겹게 살아왔다.

그녀의 손목에 있는 압박밴드가 그녀의 삶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곱 살에 보육원에 버려지고 이십 년이 지나고 나타난 엄마는 치매 걸린 듯 나타났다.

하지만 엄마의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동백이는 깜깜무소식이던 엄마가 자신의 신장 때문에 치매를 연기하면서 자신을 찾아온 거라 생각했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던 세상 보다 

엄마가 너무도 미웠다. 

엄마에게 복수를 한 것 같았지만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엄마 때문에 마음이 더 아프다. 

엄마는 어린 딸을 안고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 

폭압적인 남편인 이제는 어린 딸까지 손을 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집을 나와 보니 갈 때는 없고 자신이 주린 배보다 배고파 우는 딸의 울음이 너무 고통스럽다.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러나 여자 혼자 돈을 버는 일이 만만치도 않고 아이를 데리고 일하는 것은 더없이 힘들기만 하다. 

위탁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보류였던 보육원을 맡기고 오는 동안 엄마는 수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를 악물고 돈을 벌기 시작한다. 하루라도 빨리 두모녀가 지낼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덧없는 세월은 빠르게 흘러갔다. 


신장에 이상이 온 엄마는 힘겹게 살아가는 동백이게 자신의 목숨값인 생명보험을 주기 위해서 찾아온다. 

딸을 다시 만나는 것이 낯부끄러워 치매인 듯하면서 말이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너무도 잘 알려진 아프리카의 지혜이다.

이 말이 잘 전달된 드라마 <동백꽃이 필 무렵>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에는 싱글맘 3명의 중심축에 선다. 


남편의 돌연사에 시댁은 곽덕순 (용식의 모)의 책임을 돌린다. 

덕순은 식당을 차리며 억척같이 살아 세 아들을 키웠다. 


조정숙(동백의 모)은 가난한 형편에 실패한 결혼으로 딸에게 대물림 되지 않으려고 했으나 

먼발치에 바라본 딸이 애처롭다. 

7년짜리 엄마였지만 마지막으로 딸에게 주기 위해 자기의 목숨을 걸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의지 할 곳 없는 동백은 모두가 자신을 불량품으로 바라보는 것이 버겁다. 

하지만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두렵지가 않았다. 

세 엄마 들은 남편 없이 세상의 편견을 이기며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세상 어디에도 여자로의 삶은 참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라는 것을 결핍이라고 한다. 

가정을 이루는 데 있어 남편과 아내,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있어야 하지만 

빈자리가 있으면 그 자리를 메꾸어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래야 부족함 없이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되면 내리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돌보지 못해 부모를 주어 아이 양쪽에 날개를 만들어 주었지만 

한쪽이 되면 버거워도 추락하지 않는 힘을 주신다. 


 드라마 <동백꽃이 필 무렵>은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되는 순간을 그들의 뒷모습으로 보여주는 휴먼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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