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모크>
영화 <스모크> 1995년 작
작은 잡화점의 다섯명의 이야기
미국 브룰클린의 작은 잡화점 가게
가게 주인 오기는 14년간 운영해 오면서 매일 똑같은 루틴이 하나 있다.
매일 아침 8시, 가게 문을 연뒤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종일 상점을 지키고만 있고 가끔 담배 사러 오는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이다.
소설가 폴은 3년 전 노상에서 강도의 총격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불행하게도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그 충격에 폴은 희망을 잃은 채 하루하루 덧없이 살아간다. 외부와 단절하고 오로지 담배를 사러 이곳에 오는 것이 전부였다.
어느 날 밤 가게 문을 닫는 오기에게 폴은 담배 한 갑만 사겠다며 사정한다.
오기는 오늘도 힘이 없는 폴 에게 자신이 그동안 14년간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준다.
앨범 한 장 한 장 넘겨보던 폴은 그저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의미 없이 느껴진다.
오기는 천천히 사진의 의미를 느껴 보라고 하는데
사계절의 아침 햇살
비가 오고, 눈이 오고
휴일의 한가 함
같은 사람, 다른 사람
사랑하는 연인들, 헤어지는 연인들
걷는 사람, 서있는 사람
14년 전 누군가 가게에 사진기를 놓고 간 뒤 오기의 사진 찍기는 일상이 되었다.
오기의 말대로 폴은 같은 장소의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본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사진들 속에
폴은 우산을 쓰고 가는 죽은 아내의 사진을 발견한다.
오기가 같은 장소에서 찍은 4000장의 사진은
똑같은 것 같지만 같지 않은 일상의 단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누군가에는 소중함을 보여주게 된다.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아도,
때로는 반복되는 나날이 하찮고 지루하지 않아도
의미 없는 날들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여행을 가는 첫날처럼 일상이 설레지는 않아도
산책을 하듯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반짝이는 조각들이 다가올 때가 있다.
그것이 하루를 살아가는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