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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Jun 02. 2020

글로벌 OTA가 뭔가요?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그리고 트립닷컴의 탄생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시대에 사는 우리는 내가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포털사이트를 검색하고 상품들을 살핀다. 여행을 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인스타그램의 여행사진이나 블로그의 여행후기를 통해 여행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면 스카이스캐너나 카약을 통해 원하는 여정의 항공권을 검색해보고 최저가 항공권을 메모해두곤 한다


여행 시기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여행 기간이 딱 정해져 있는 경우보다는 항공권 검색 결과에 따라 조금 더 싸고 가성비 있게 갈 수 있는 지역의 항공편이 있다면 때론 여행 기간이 유연하게 변경되기도 한다. 항공권을 마련하면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을 통해 나의 취향에 맞는 숙소를 예약하고, 일부 숙박은 좀 더 색다른 경험을 위해 에어비앤비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우리는 많은 검색과정과 의사결정의 순간을 갖는다. 그리고 많은 여행사이트를 접한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이제는 꽤나 이러한 여행 사이트들이 익숙하고, 나름 최적의 결과를 찾아내는 노하우란 것도 생긴 것 같다


위의 과정들은 이제 꽤나 익숙한 풍경이다. 특히나 디지털 도구와 함께 자라난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검색하고 구매하는 법에 익숙하고, 좀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여행과 관련된 유랑이나 스사사 같은 네이버 카페 2~3개쯤은 가입하고 있다. 그런데 여행 카페나 블로그 후기들을 보면 이러한 여행사이트에 대해서 빈번히 나오는 피드백이 있다. "환불을 하려고 고객센터를 전화했더니,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아요", "문의 메일을 보내도 회신이 없어요" 등등. 그리고, 의문이 생긴다.


이런 여행 사이트들은 언제 어디서 생겨서 자연스레 내 생활권으로 들어온 걸까? 주요 글로벌 OTA들의 탄생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






참고 이미지  ⓒ트래블맵



OTA(Online Travel Agency)라고 칭하는 여행 사이트들은 2010년대 초반 한미 FTA 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외국 여행사들이 전면 개방되면서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기에 보통 글로벌을 붙여서 'Global OTA'라 부르기도 한다.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트립닷컴 등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이러한 회사들은 미국 혹은 중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IT를 기반으로 출발한 회사들이란 점이다. 전 세계 지역별로 많은 온라인 여행사들이 있었지만 2020년 현재 이 3개의 여행그룹이 전 세계 온라인 여행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 Expedia Group 익스피디아 그룹 (미국)


익스피디아 그룹(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이 대표적이다)  ⓒ익스피디아



먼저, 익스피디아부터 보면 한국 시장에 제일 먼저 진출한 글로벌 OTA 답게 지역화 전략을 바탕으로 그동안 꾸준히 우리나라에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커다란 곰이 나와서 호텔과 항공 연계 할인을 외치고, 여행을 떠나라는 TV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익스피디아는 미서부 시애틀 근처인 워싱턴주 벨뷰를 거점으로 성장한 회사로 그 시작은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여행서비스 파트였다. 'Expedia'란 회사명은 "exploration and speed"에서 비롯되었는데 온라인상에서 필요한 여행 서비스를 빠르게 검색하고 예약하게 한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여행 예약 서비스의 온라인화를 선도했다. 크고 작은 온라인 여행사들을 빠르게 인수 합병해나가면서 2000년대에 큰 성장을 이뤘다. 그룹의 대표회사인 익스피디아 외에도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등이 모두 익스피디아 그룹 소속의 계열사들이다. 우리에게는 익스피디아는 할인 코드로 호텔스닷컴은 10박 숙박 시 1박 무료 리워드, 그리고 트리바고는 에릭남(?) 광고로 인상이 깊지 않나 싶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로 2017년 기준 매출은 100억 달러(약 12조로)로 총매출의 60% 이상은 호텔 예약 수수료에서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여행사 순위가 부킹 홀딩스에 이어 2위인데, 2019년 작년부터 구글의 검색 노출 정책 변화로 실적의 하락세를 겪었고, 기존 CEO인 마크 오케스트롬이 물러나고 최근에 CEO 교체를 했다. 비대해진 그룹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진단하고,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2. Booking Holdings 부킹 홀딩스 (미국)


부킹 홀딩스 계열사 (부킹닷컴, 카약, 아고다 등이 눈에 띈다)  ⓒ부킹 홀딩스



다음은 부킹닷컴이다. 부킹닷컴 역시 부킹 홀딩스 밑에 수많은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사 구조이다. 원래 시초는 1997년에 프라이스라인이란 이름으로 뉴욕에서 출발했다. 초기에 역경매 방식으로 고객이 가격을 제시하면 그 조건에 맞는 서비스를 제안한다는 특이한 방식을 취해 시장의 큰 호응을 얻었다. 부킹닷컴은 회사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효율적인 합병을 통해 시너지 있는 성장을 꽤 했는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본사의 부킹닷컴, 아시아권의 영업망이 뛰어났던 아고다, 렌터카 닷컴, 항공권 비교 사이트 카약과 최근에 시드니 본사의 호텔스컴바인까지 전 세계 지역의 유망한 OTA들을 인수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갔다.


회사의 성장과정에서 모태가 됐던 프라이스라인보다 네덜란드 본사의 부킹닷컴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룹사명도 부킹홀딩스로 변경했다. 부킹닷컴은 호텔 예약 시 사전결제가 아닌 후결제방식(호텔 현장 결제)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었는데 OTA에서 간간히 발생하는 예약부도 사태가 적어 서비스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리고 아시아권 호텔 예약에 많이 이용하는 아고다의 경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OTA로 부킹 홀딩스 계열사이긴 하나,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개별방식을 취해 환불 논쟁이 일어날 때 말들이 좀 많긴 하다. 초기에는 아시아권 호텔 요금에 강점이 커서 많은 이용자들이 애용했다.






3. C-Trip 씨트립 (중국)


씨트립 계열사(스카이스캐너, 트립 닷컴이 속해있다)  ⓒ씨트립



씨트립 그룹 산하의 트립 닷컴은 중국 상해에 본사를 둔 기업인데, 우리에겐 틸다 스윈튼과 이시언이 나온 CF로 이슈가 되었다. 당시 CF에서 "여행이 영어로 뭐니?"라는 질문에 답하며 트립닷컴이란 브랜드를 알렸다. 트립 닷컴의 전신은 씨트립인데, 1999년 상해에서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온라인 산업에 대해서 국가 통제 하에 자국 회사들을 밀어주는 정책으로 진행됐기에 바이두, 텐센트 등의 중국의 온라인 회사가 성장한 과정과 같이 정부 주도 하에 외국의 온라인 여행사들을 배제하고 자국 주도의 회사들을 키워나갔다.


씨트립은 2015년 당시 중국의 2위 OTA였던 취날과 4위 이룽을 연달아 인수하면서 중국 온라인 여행 시장의 절대강자가 됐다. 그리고 2016년에는 영국의 최대 항공권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를 인수하고, 인도 최대 여행사인 메이크 마이트립의 지분을 매수하는 등 외형 확장에 주력해왔다.


2017년엔 C-Trip에서 'C'를 떼고 트립 닷컴으로 리브랜딩 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온라인과 모바일 트렌드가 빠르고 발전한 지역이기에 특히나 한국 시장에 공을 많이 들이는 상황이다. 기술 집약적인 회사라는 철학에 맞게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추천과 구매유도를 강조한다. 한국시장 진출 후 네이버 페이 결제 도입, 24시간 CS센터 운영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OTA의 등장과 여행 트렌드의 변화로 한국의 여행서비스 유통은 약 10년 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해온 OTA들의 성장이 계속되면서 OTA 플랫폼에 호텔, 항공사, 여행사는 자생력이 약해지는 구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OTA들의 질주가 앞으로도 계속될까? 공유 숙박이라는 에어비앤비의 성장, 구글의 여행서비스 확대, OTA 경쟁의 심화 등으로 작년부터 글로벌 OTA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고, 코로나 19로 인해 직원 감축 등 구조조정까지 들어간 상황이다.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여행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고민하고 준비해나가야 할 사항들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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