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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pr 16. 2022

스몰 브랜드들이 힘을 합치면 생기는 일

부산 망미동 골목길 투어 후기

망미동 골목길 투어를 마쳤습니다. 일상으로의 회복이 손에 잡힐만한 요즘이라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는데요. 거기다가 함께 하시는 분들이 저랑 무려 네 번째 투어라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망미동 골목길은 최근 4-5년 사이에 부산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일으켜내고 있는 곳 중 하나이기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망미동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살펴보면 망미동 근처의 '배산'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요. 배산을 '미산' 또는 '망산'이라고 해당 지역 사람들이 불렀다고 하는데 이 둘의 명칭에서 '망'과 '미'를 따서 망미동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자로는 바랄 '망'자에 아름다울 '미'자를 쓰고 있기도 합니다.



도보투어의 시작점인 망미역 2번 출구에서 만나서 먼저 살펴본 곳은 고가도로 밑 유휴공간을 재생시켜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비콘그라운드였습니다. B-Con, 부산의 콘텐츠를 담겠다는 취지로 코 시국이었던 2020년 11월에 오픈했는데요. 그 전에는 관리되지 않던 유휴공간을 지역주민들의 활동공간, 광장, 상업시설, 웹툰 작가들의 작업실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코로나가 완화되는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이후, 출판사운영하는 동네서점인 비온후책방으로 향했는데요. 망미동 지역의 주민 협의체인 '망미골목 아름다운 이웃'을 이끄는 앵커기관으로 미술, 건축과 관련된 여행도서와 소규모 갤러리가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책방을 나와 골목길을 나오면 만나는 감성 커피숍인 고래 커피에 들러서는 코로나라는 걸 3년째 겪으면서 바뀐 여행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 비즈니스를 하는 전통적인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반대로 여행의 개념과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국내 도시의 관광콘텐츠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하고 향유해보는 시간이 됐던 거 같기도 합니다. 골목길 브랜드 여행이란 것도 그러한 거시적 트렌드가 만들어 낸 하나의 현상이기도 하겠죠.



골목을 따라 비건 베이커리로 유명한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꽃사미로)'에 가서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비건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고 건강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코로나 이후, 확실히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죠.


골목길을 걸어 망미동을 대표하는 문화공장이 된 F1963에 다다랐을 때는 어느 정도 어둠이 내릴 때였는데요.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고려제강의 수영공장 터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 이곳에서 남다른 영감을 받았던 거 같습니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45년 간 와이어를 제조했던 공장부지가 2016년 부산 비엔날레 특별전을 계기로 거대한 문화공장으로 바뀌게 된 히스토리가 매력적이었죠.



Yes24 중고서점, 테라로사커피, 복순도가, F1963 예술전문 도서관 등 너무나도 멋진 브랜드들이 많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화룡점정은 중정 공간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린 공간에 노오란 조명이 켜지고 중정 앞 스크린에서 방영되는 오페라는 정말 이곳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더군요.


이러한 앵커기관과 골목길 브랜드들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브랜드 동네의 콘텐츠로 고도화된다면 앞으로의 가치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역시 매력적인 망미동이었습니다.




https://www.myrealtrip.com/offers/10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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