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끓는점까지 기다릴 줄 아는 용기
성과는 노력에 정비례하지 않는다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뚝배기에 재료와 육수를 넣고 한참을 지켜보았습니다. 된장이 속재료와 육수에 골고루 베일 수 있게 저어주고, 또 저어주었는데요. 센 불로 해서 한참을 끓였는데도 뚝배기는 쉽게 끓지 않았습니다. 몇 분을 더 기다려야 하나, 거실을 서성거리다 다시 쳐다본 뚝배기는 갑자기 '보글보글' 연기를 내며 끓기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한번 끓기 시작하니 '부글부글' 거품을 내며 펄펄 끓기 시작하더군요. 이제 다 익은 건가 싶어 다시 재료를 섞어주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 인생의 이치란 게 이런 걸 수 있겠구나!" 우리는 무언가 목표가 정해지면 노력이란 걸 합니다. 그런데, 항상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노력의 양을 더할수록 성과물이 정비례해서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렇게 어느 정도의 절대값 이상의 노력의 선(끓는점)을 넘겨야 비로소 성과라는 게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참으로 당연한 이치를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망각하고 지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타에 지치고, 실망하는 경우들이 많으니깐요.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게 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는 요즘 시대에 우리는 인생의 끓는점에 대해서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망각을 한다는 건 우리 인간에게는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기록하여 회고하지 않는다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 물론 무조건 노력한다고 끓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스버너에 불은 제대로 들어오는지, 뚝배기가 깨진 건 아닌 지 등의 현실성(사업성)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은 필요하겠습니다.
합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면, 불안해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