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망하고, 실패하는 경험들이 결국엔
지속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이런저런 일들로 바쁜 5월 초순입니다. 여유가 많을 땐 몰랐는데, 명상을 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진 요즘에는 여유로웠던 시간이 그리운 순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시 여유로워지고 싶다는 뜻은 아닙니다(웃음) 코로나 시기를 전후해서 공부를 하고,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삶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입니다. 나이가 든다고, 나이에 비례해서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어렸을 때는 저의 노력에 따라 제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표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저 개인의 노력 부족을 이유로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참으면.. 이러한 생각들로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세상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느꼈던 건 세상 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슷한 노력을 해도 어떤 경우에는 잘될 때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아닌 경우가 있었습니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그다지 크게 인지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었던 거죠. 그리고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혹사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많이 지치게 됐습니다. 망하고, 실패하는 순간들이 있을 때마다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회고하고 심리적 밸런스를 가지기 위한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런 걸 하는 방법도 몰랐고 여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럴 때 있죠? 절대적으로 일이 많은 게 아닌데도, 마음만 바쁜... 딱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요즘은 참 행복합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게 많지만 적어도 과거보다는 마음의 밸런스가 갖춰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이 잘돼서 여유가 생기고, 밸런스가 갖춰졌다기보다는 제 앞에 놓인 문제 상황들과 역경, 고난들을 대하는 저의 심리적 태도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과정에 충실하려고 하고, 과정 속에서도 제 숨과 역량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하려고 노력합니다. 급하게 해 봐야 잘되지도 않을뿐더러 스트레스만 쌓이니깐요.
그래서 저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지속하는 힘이 강해진 상태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태의 배경은 수없이 망하고, 실패했던 경험들에서 기인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딥러닝과 인공지능을 이야기하지만, 딥러닝이라는 것도 수없이 많은 실패 데이터들이 축적되어서 목표점까지 가는 최적화된 경로를 찾은 것처럼 그동안의 여러 가지 실패의 경험들이 제 스스로가 과부하 걸리지 않게 평정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망하고, 실패하는 것도 시도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듯이 망하고, 실패하는 경험들에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그 순간순간을 귀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