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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May 11. 2022

[단편]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유려함 보다는 진정성

출근길부터 감동을 받았습니다. 청년 대상의 여행 강의 때 만났던 수강생으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는데요. 장문의 글에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저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존 생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회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꾹꾹 눌러쓴듯한 글을 읽어나가면서 얼마나 다행이었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살벌한 현실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이라고나 할까요. 순수한 열정으로 뭉친 세상의 모든 초심들이 현실의 난관에 부딪히며 보수적인 태도로 변해가는 걸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한편으론 이해되면서, 한편으론 서글펐습니다. 이론과 실재는 다르고, 수익을 내는 것은 의미 있고 유려한 게 아닌 경우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스스로의 방향성에 대한 혼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라는 긴 터널 속에서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하고, 사색하면서 느꼈던 결론은 결국 진정성이었습니다. 유려함 보다는 솔직하고 진정 어린 한마디의 말이 더 강력하게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죠. 잘 모르면서 어설프게 아는 척하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선후배를 떠나서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주거나 참고할만한 자료를 안내해주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라는 것도 뼈저리게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콘텐츠 및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수신자의 맥락에 맞는 이야기 = (가치 있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엔 창작자가 몸소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이 진정성 있게 메시지에 반영이 되어야 보는 사람들도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의 잠재력과 가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요. 장문의 메일을 반복해서 몇 차례 읽고,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써 내려갔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조그마하게라도 시도하세요. 그 시도들이 처음에는 잘 안될 수 있지만 그러한 축적의 경험들이 00님의 일상을 좀 더 풍요롭고 멋지게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성 어린 메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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