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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Mar 07. 2023

레거시기업과 스타트업 C레벨의 만남

춘추전국시대를 겪고 있는 여행산업

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스브스 프리미엄에 나오는 '개척자'라는 특집 기사였는데요.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와 최근 하나투어에서 마이리얼트립 B2B CIC 대표로 자리를 옮긴 육경건 대표의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우선, 사진으로 보는 투샷이 참 이색적이었습니다(신구의 만남이랄까). 한국의 여행산업을 대표하는 종합여행사의 전. 대표와 한국의 여행산업을 혁신해 나가는 유망 스타트업 대표가 한 자리에 앉아 앞으로의 여행 비즈니스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B2B CIC 육경건 대표  ⓒ 스브스프리미엄


[인터뷰]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창업자 & 육경건 CIC 대표

https://premium.sbs.co.kr/article/nYrOSkrNK9?fbclid=IwAR18_FK3cJxetUIu5FrpwKSddRF2BeThUrGGfkEdqktUPR6eJ_5mANof88A


육경건 마이리얼트립 B2B CIC대표

"마이리얼트립은 IT 기반 플랫폼 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젊은 층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고 판매되는 상품들도 거기에 맞는 투어 앤 액티비티가 중심이 되는 그런 앱이죠. 근데 제가 여기에 합류한 이유 중 하나는 그 스펙트럼을 어떻게 하면 넓힐까에 대한 부분인데 고객에 대한 층이 더 다양해져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런 고객을 갖고 있는 곳들이 어딘지에 대한 타깃을 명확하게 해야 되는데 일단은 저희가 삼고 있는 부분은 대리점. 그러니까 여행사들과 함께 해서 여행사들이 대면하고 있는 그런 고객들에 대한 유입을 가져와야 되겠다는 생각.
또 하나는 경쟁력을 가지고 법인에 들어가서 구매력이 좋은 그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서 우리 플랫폼을 그 안에다가 넣어야지 되겠다라는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또 아직 흑자를 못 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쪽에 좀 많은 도움을 주고 싶은 게 합류한 이유이고 앞으로의 우리 비즈니스 만들어가는 B2B의 저희 목표입니다."




코로나 이전 같았으면 여행산업의 메인플레이어들은 한정적이었습니다. 아웃바운드 패키지를 기반으로 성장한 종합여행사들(예.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이 상장을 하고 굳건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여행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들은 여행서비스 전체에서 틈새시장(호텔, 대체숙박, 현지투어&액티비티 등)을 노리며 나름의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0년 코로나를 계기로 산업의 판도가 바뀌는 계기가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존의 여행 비즈니스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를 기반으로 시장규모가 형성되었었는데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불가해지니 2019년도 기준 연매출이 6천억이 넘어가던 종합여행사 하나투어도 매출이 8~90%가 급감한 상태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코로나발 위기가 언제까지 갈질 몰랐기 때문에 버텨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약 3년의 시간 동안 전통적인 여행산업은 산업의 존재가치를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편, 해외여행이 불가하고 국내여행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면서 기존에 국내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여행플랫폼 회사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국내여행은 숙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국내숙박의 강자인 야놀자, 여기어때를 비롯해서 IT기술을 바탕으로 여행서비스를 중개해 주는 여행플랫폼들이 코로나 시기 동안에 많은 고객 트래픽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마이리얼트립(이하. 마리트)도 많은 변화과정을 겪었습니다. 마리트는 서비스 초기에는 전통적인 제도권 여행가이드가 아니라 현지의 다양한 가이드(현지유학생, 교민 등)를 확보하고 중개하면서 차별적인 가치로 성장한 서비스였는데요. 또한 지역에 있어서는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마리트 역시 코로나가 터지고 해외여행이 불가해지자 매출이 급감하고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기존의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해외여행 가는 느낌과 비슷한 제주도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마리트만의 오리지널 콘텐츠(현. 마리트 플러스)를 발굴, 기획해 내면서 코로나 기간 동안 완전한 모드 전환을 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금이 말라가는 것에 대한 우려로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마리트는 오히려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마리트도 점차 거래액이 늘어나고 기업의 형태를 갖추어나가면서 고민이 많았는데요. 여행지에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을 원하는 2030 MZ 세대 고객들을 불러 모았지만,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받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고객을 대상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기존 핵심고객 외에 고객의 외연을 확장하는 액션도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아래 표를 보시면 최초에 투어/현지체험 서비스에서 '티켓패스', '숙소', '항공권', '패키지'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흐름들 속에서 마리트에선 기존 핵심고객 외에 시니어, 키즈 등 고객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을 합병하거나 인사이트가 많은 전문가를 영입하여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종전에 하나투어 대표였던 육경건 대표를 영입한 것도 시니어층 고객과 법인회사들을 대상으로 B2B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는 전략인 거죠.  

 

마이리얼트립 확장 히스토리  ⓒ 마이리얼트립


이렇듯, 2023년 현재의 여행산업은 춘추전국시대를 겪고 있습니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현재 중국을 제외한 해외 전 지역이 오픈되고 마지막 남은 중국마저도 곧 있으면 출입국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요. 레거시 여행기업과 코로나 시기 동안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피보팅에 나선 여행스타트업 간의 진검승부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 같습니다. 그에 따라 직무별 경력직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경쟁 등 인력에 대한 전쟁도 치열한 상황인데요. 아무쪼록 이러한 시기를 바탕으로 한국의 여행산업이 질적으로 한 단계 높아지고, 산업의 외연이 확장되어 부가가치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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