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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Feb 04. 2023

지속가능한 로컬 브랜드의 조건

해리단길 로컬투어 후기

오랜만에 해리단길 로컬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요즘엔 본업이 바빠 정신이 없다 보니, 휴직 처럼 골목길의 로컬 브랜드들을 여유롭살펴볼 시간이 부족했는데요. 며칠 전에 예약 문의를 받고, 부리나케 해리단길의 최근 동향을 살폈던 거 같습니다. 모든 상권이 그렇듯이 해리단길 스몰브랜드 상권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해운대역 4번 출구, 해리단길 입구


이번에 투어를 신청하신 분은 대전에서 오신 분이었는데요. 남편 분이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PD로 활동 중이라, 부산에 워크숍을 온 찰나에 로컬 투어를 신청하셨다고 했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의 흐름 속에서 로컬 브랜드에 관심이 많으시기도 했고요. 비건을 지향한다고 하셨는데,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골목길의 역량 있는 로컬 브랜드들도 이러한 가치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해 나간 측면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관광두레 사업: 문체부가 한국관광공사, 지자체와 연계하여 2013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법인체를 만들어 숙박, 굿즈, 체험여행 등 지역에 특화된 관광사업을 하면서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특징. 지역 별 관광두레 PD를 선발해서 이러한 지역 법인체들을 지원하고 있음)


해리단길 형성 배경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마치고, 구. 해운대 역사 건물을 살펴봤습니다. 2013년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이 폐선된 이후, 오랫동안 유휴공간으로 있었던 건축물인데 코레일과 해운대구의 긴 논의 끝에 작년에 해당 역사를 지역 주민과 청년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겸 콘텐츠 창작자 지원센터로 개소했습니다. 지하철 해운대역에 바로 인접하고, 일상 회복에 따라 앞으로의 가치가 더 기대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구. 해운대 역사를 개조한 해운대 아틀리에


해리단길 중심부에 들어서서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일맨션의 상가 스몰 브랜드들을 살펴봤습니다. 기존의 가게들이 나가고, 새롭게 들어온 곳들이 많았는데요. 과거, 시몬스의 팝업스토어 자리에는 쿠키 판매점이 입점했키덜트들의 놀이터였던 151호 굿즈수장고 이로이로샵 자리에 다른 소품샵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맨션을 쭉 둘러보다가 과거, 출판사 출신 여성 대표님이 운영하독립서점인 취미는 독서 자리는 공실이 되었습니다. 여행 트렌드에 대한 관심으로 다년간 특화 골목길을 살폈던 저도 이러한 변화들 앞에서 아쉬운 마음과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일맨션 1층에 터줏대감처럼 아직까지 굳건히 운영되는 곳도 있었습니다. 고급스러운 브랜딩의 파운드 베이커리로 유명한 모루비는 여전히 성업 중이었고 최근에는 부산, 경남 일대에 모루비의 케이크를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루씨라는 카페를 오픈하며 로컬브랜드의 확장성을 보여 줬습니다.


모루비의 자매 브랜드, 카페 모루씨


이뿐 만이 아닙니다. 오랜만에 찾은 카페 플럼피에도 최근 좋은 이 있었는데요. 와인 겸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 플럼피 2호점(포션)을 해리단길에 오픈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숱한 코로나 리스크 속에서 낮에는 카페, 밤에는 위스키 바, 사전예약제 등 다양한 운영방식을 시도하고 서비스 리뉴얼에 만전을 기한 스몰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카페 플럼피 2호점, 포션 (해리단길)

https://instagram.com/potion_haeundae


플럼피에 들러 여행자분과 핸드드립 커피를 한잔 하며 카페 대표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지속가능한 로컬 브랜드의 조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로컬 브랜드라는 것도 결국엔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한정된 리소스를 어떻게 활용하여 수익 구조를 만들어나갈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담소를 나누던 중에 플럼피 대표님이 그러시더군요.


"개인 브랜드를 시작(창업)할 때,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합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이 적다면 냉정히 주력 서비스 선정에 대한 고민을 새로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감이 되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SNS에서 소비되는 반짝 스타 브랜드가 아니라, 꾸준히 찐 팬을 만드는 스테디셀러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고객과 시장의 변화 흐름을 기민하게 살피고 조금씩이라도 개선의 노력을 나가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https://www.myrealtrip.com/offers/105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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