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터 May 20. 2021

여행업, 왜 로컬 콘텐츠에 주목하는가?

코로나 장기화와 라이프스타일 변화

요즘 여행업 트렌드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한국에서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 국내 여행이 이렇게나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나 싶다. 민관학을 막론하고, 지역 관광을 살리기 위해 한마음 한뜻이 돼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있으니 말이다.


물론,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지금 현재 국내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일들이 각 주체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이래서 비즈니스에는 다 때가 있는가 보다)


IT기반의 여행 플랫폼 기업들은 아직 실질적인 매출 발생이 어려운 해외 지역 보다, 색다른 국내 로컬 투어/체험/액티비티를 발굴하고 국내 숙박과 연계시켜 경쟁력을 갖추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단품 영역에 있어서는 오픈마켓처럼 공급자를 최대한 늘려 자사의 플랫폼에 입점시킨 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 이후 인바운드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인바운드(Inbound) : 외국인의 국내여행


부산 전포동, 라라 스테이션(라이브 커머스 카페)  ⓒ 피터


투어, 체험 기반의 콘텐츠 기업들은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 플랫폼의 홍수 속에서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구성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상품을 입점하고 시장 반응을 지켜보면서 험난한 시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여행 상품의 형태도 전통적인 투어 개념에서 체험, 원데이 클래스, 습관 매니지먼트 등 여가 서비스의 개념으로 폭넓게 확장된 추세다.


일반적으로 여행 플랫폼 기업들은 여행 콘텐츠 기업들보다 규모가 크고, 여행 상품 자체 보다도 사용자를 앱/웹 내에 끌어들이고, 장기 체류, 구매 전환을 일으키게 하는 IT 관점의 Growth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걸 봤을 때 국내 로컬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물질(자본)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강한 2030 MZ세대는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수렴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하며 사는 삶'이다.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중개 플랫폼의 발달한 요즘에는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이러한 삶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경제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 청룡동, 더팜471 (숲 속 웰니스 카페)  ⓒ 피터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도심 교외 지역에서 자신만의 카페를 차려 원데이 클래스,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 지역의 정체성에 기인하여 매거진 및 굿즈를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하는 사람들. 코로나 이후,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라이프 스타일이 변해나가는 데는 장기불황으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흐려지는 원인도 있겠으나, 결국엔 회사와 나를 분리해서 나다움을 고민하고 나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책도 많이 늘었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로컬을 기반으로 한 성공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한번 반짝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한국의 관광 콘텐츠가 한층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우리는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하면서도 최소한의 경제적인 삶을 꾸리고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