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소재의 창작뮤지컬 동백꽃 피는날 : 2022년 6월 대학로 공연
위드코로나와 대학로 창작뮤지컬
지난주 대학로는 코로나팬데믹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학생들과 연기자와 예술가, 관객들로 북적였고 대학로 140석 규모의 SH아트홀에서는 제주4·.3의 아픔을 조명한 뮤지컬 <동백꽃피는날>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제주 4·3 당시 많은 주민들이 희생된 제주 북촌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사건의 아픔과 진지함, 그리고 지금까지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할머니와 마을 주민의 공동체 회복이 주제인 창작뮤지컬이다. 극은 제주의 동쪽 북촌마을에서 벌어지는 마을개발과 이웃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적 아픔인 제주의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지 않게 풀어나가고 있다.
김재한 극본과 연출, 김경택 작곡과 연주를 통한 극의 완성도는 매우 높았다. 김재한은 뮤지컬 및 오페라 등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배우와 극본 등 우리나라 뮤지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있는 실력있는 예술가이다. 또한 작품의 작곡과 피아노 연주를 맡은 김경택은 제주출신으로 타악기 바탕의 음악을 펼치는 동시에 국내외에서 작곡콩쿨과 국악과 양악을 접목한 음악활동 등으로 그 천재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월드뮤직 장르의 작품에서도 작곡과 편곡, 피아노 연주와 동서양 음악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조합하고 리딩하는 음악감독으로의 역량은 정상급이다. 또한 영화음악은 물론 방송음악의 영역까지 활동하고 있는 재능을 소유한 음악인으로 현재 제주도립예술단 서귀포관악단상임단원, 월드뮤직 위프로젝트 대표, 앙상블 짜르트 음악감독으로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중이다.
코믹과 감동이 공존하는 완벽한 창작뮤지컬
공연시작은 흥겨운 음악과 코믹스러운 상황으로 시작되었고 극의 이야기가 4·3이 주제라는 것을 전혀 짐작할 수 없게 하면서, 음악의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는 유쾌하였고, 뮤지컬 발성이 탄탄하게 바탕이 된 노래 또한 정상급이었다. 특히 오정해와 채연정의 분임할망의 연기와 노래는 단연 압권이었고 극을 주도하면서 제주4·3을 겪은 제주 할망을 완벽하게 표현하였다.
그리고 최고의 뮤지컬 전문배우들의 몰입된 연기와 완벽한 음정과 리듬, 발성과 호흡은 무대위에서 춤과 대사를 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고, 작품의 내용 또한 제주사람이면 눈시울을 붉힐 4·3의 트라우마와 제주북촌마을의 상황을 잘 표현하였다. 그동안의 4·3을 소재로 만든 작품들은 모두 어둡고 진지하고 무거웠다. 이 작품은 코믹한 상황을 이끌어가면서도 한번은 진지하고 한번은 무거운 제주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냈다. 극중 피아노 연주는 더욱 예술적 깊이와 감동을 더하였고, 그 역할 또한 김경택 작곡가의 몫이었다.
제주시장을 지낸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은 SNS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그 감회를 소개하였다. “북촌리를 무대로 하는 다른 장르의 두 작품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동을 안겨준다.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은 오페라 <순이삼촌>이 주는 무거운 감동에 못지 않게 그 울림이 적지 않다. 서울 동숭동 SH소극장의 뮤지컬은 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출연하는 대형무대의 오페라와는 달랐다. <동백꽃...>은 4·3의 무거운 주제에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돼 한결 가벼워 보이면서도 메시지의 깊이를 탄탄하게 유지했다. 김경택의 작곡으로 무대에 오른 <동백꽃...>. 세계적인 성악가 강혜명에 이어, 영화 <서편제>의 오정해. 우리는 또 하나의 작품을 확보했다.”
공연예술상품 그 다음 작업 : 공적예산투입과 예술경영 바탕의 공연상품화 과정
제주4·3의 아픔을 조명한 뮤지컬 <동백꽃 피는날>은 제주사람이 만들어 낸 제주와 서울에서 공연된 매우 의미있는 창작뮤지컬이다. 제주의 음악가 김경택(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 타악기 수석)이 작곡과 피아노연주를 담당하였고 제작자의 역할까지 1인 4역의 혼신의 힘을 다 하였다. 이 작품은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6월 7일부터 1개월간의 장기공연으로 진행되면서 입소문이 나고있는, 작품성 또한 다른 창작뮤지컬에 뒤지지 않는 수준 높은 뮤지컬이다.
최근 제주의 고유한 문화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인 제주4.3을 소재로 하는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제주를 넘어서 서울 및 경기도 등 다양하게 펼펴지면서 대중화 및 확장성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작업들은 대부분 공적예산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모든 공연예술작품의 제작에는 예산이 투입되게 마련인데 예술제작은 공공의 예산이 투입되어야한다. 문화예술분야는 공공제이기에 그러하다. 이제는 넥스트 플레이가 중요하다. 좋은 작품을 만들었으니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볼 수 있고 함께 감동 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작업인 공연예술의 마케팅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은 예술경영이 바탕이 된 철저한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한 공연예술의 상품화 과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