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경험담

by bigbird

지인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

바로 나서서 택시를 기다린다.
평소에는 빈 택시가 그렇게도 많아 보였는데 막상 필요할 때는 없다.

카카오 T로 조회를 해본다.
3분 거리... 5분 거리... 8분 거리 조회 중입니다.

그리고는 택시가 콜을 잡아서 오는 중이란다.
6분. 5분. 4분.

그때 빈 택시가 지나간다.
내가 잡은 카카오 택시에 대한 의리로 기다린다.

도착하여 타니까 기사가 묻는다.
"어디가 아프셔서 병원에 가나요?"

평소 같으면 그냥 단답형으로 대답했을 텐데...
지인이 응급실에 있다 하니 놀란 가슴에 대화를 이어가고 싶었나 보다.

"네. 지인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있어서 급히 가고 있습니다."

그 뒤 말문이 틔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에피소드 1]


기사님은 심장이식 수술을 했다고 한다.
살아오며 그렇게 오랜 수술을 한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며...
수술을 하며 24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기사님.
마취가 깨면 또 마취를 이어하면서 24시간을 꼬박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는 중환자실에서 7일을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중환자실 3일간의 경험을 얘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때 죽어가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고 한다.
심장이식 수술을 하니 침대를 많이 높게 하고서 유리관으로 밀봉하여 무균실을 만들었다고 한다.
높은 침대에서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의 상태가 어떤 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죽어가는 순간에 몸을 많이 움직이며 마지막 발악을 하는 모습도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숨이 넘어가고 나서야 가족을 보게 한다고 한다.
그 발악하는 모습을 보면 충격을 받는다고도 하신다.

중환자실에서 생활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정말 대단하게 생각된다고 했다.
나 역시 비록 3일간이었지만 경험을 했고, 공감한다.

[에피소드 2]


비가 내리는 종로의 아침.
하얀 가운을 입은 3명의 여성분이 택시에 올랐다고 한다.
"망우리 공동묘지요."

그 후 아무런 말이 없단다.
뒷자리에 3명이 나란히 타서 아무 말 없이 있길래 몇 번을 백미러로 보았다고 한다.
싸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망우리 공동묘지 가는 산길을 따라 거의 도착했을 무렵,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의사와 간호사이며 매월 한 번은 그곳에서 회의를 한다고 했다.
위에 남자 3명이 있다고 하고...
가보니 정말 3명이 있고...
담력시험으로 그렇게 한다고 했다.

내려주고도 오싹하여 뒤도 안 돌아보고 왔다고 한다.

[에피소드 3]


거의 병원에 도착할 무렵 병원 근처가 막혀서 기사님은
"여자들이 독합디다."

한 번은 잠실에서 콜이 들어와 가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자신은 임산부이고 지금 애가 나올 것 같은데 성남의 산부인과를 가야 하니 빨리 오라고 했단다.
도착하니 어린아이 둘과 임산부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은 애 낳은 곳에서만 애를 낳겠다며 성남의 산부인과를 가달라고 했단다.

중간에 애가 나오면 어쩌나 긴장에 긴장을 더하고 가는데, 임산부는
"제가 조절하면 되니까 걱정 말고 얼른 가주세요." 하더란다.

가다가 중간중간 백미러를 보니 양쪽 어린아이 손을 잡고서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하더란다.
긴장한 탓에 어떻게 산부인과에 도착한지도 모르고 병원에서 들것을 가지고 와서 임산부를 싣고 이동하니 안심이 되더란다.

그리고는 맥이 풀려 영업을 못하고 집으로 가셨단다.



병원에 도착해서 지인의 상태를 물었더니 검사 결과 이상 없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의한 통증이 발현된 거라는 의사 말에 안심을 하고 돌아왔다.

살다 보면 병원생활도 하고, 중환자실도 들어가고는 하지만, 병원과는 멀수록 좋을 듯싶다.
그게 마음대로야 되겠냐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해우소(解憂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