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니 혹한다

by bigbird

사람이니 혹한다.


전부터 병은 알리라 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그 후유증으로 족하수(발의 바깥쪽이 떨어지는 증상)가 남았다.

6년이 지나서 처음엔 많이 회복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디다.

그래도 계속 움직이다 보면 좋아지겠지 라며 움직인다.


병을 알리니 정보가 들어온다.

그래서 병은 알리라 했나보다.


"ㅇㅇ병원 ㅇㅇㅇ교수가 치료해서 완치한 사례가 있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 정보로 혹하여 알아본다.

해당 교수님 인터뷰 기사부터 포스가 느껴진다.

바로 진료예약을 한다.

대학병원은 3차 진료기관이어서 진료의뢰서가 필요하단다.

동네 내과에 들러 진료의뢰서를 부탁한다.


그리고는 진료일에 맞춰 대학병원을 방문한다.

초진이라서 그전에 다른 분이 예진을 본다.

이것저것 자세히 묻고 PC에 내 대답을 기록한다.


예진이 끝나고 교수님 진료를 받는다.

이것저것을 묻고 일어나서 걸어보라 하신다.

내 걸음을 보고나서 내 발목을 만지며 발을 앞뒤로 움직여 보라고 하신다.

발목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치료를 진행해도 증상호전이 많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하신다.

적극적으로 한번 해보겠냐고 하시길래 '해보겠습니다. '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재활예약과 주사처방, 그리고 보조기를 바꿔보라고 하신다.

재활은 예약하러 갔더니 4개월이 밀려있고, 주사도 밀려서 전문의와 따로 연락해서 예약을 잡으라고 한다.


예약을 하고나서 '이건 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혹했구나.

사람이니 완치됐다는 소리에 혹했었구나.


정신을 차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자.

"움직이는 만큼 좋아진다." 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하자며 씁쓸한 웃음만 짓는다.

그래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한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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