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한 켠의 풍경

by bigbird

카페 한 켠의 풍경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들렀다.
아침 햇살이 유리창 너머로 부드럽게 스며들고, 커피향이 은은하게 공간을 채운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은 드물었다.
작은 원형 테이블 하나에 두 여자가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한 칸 떨어진 자리에는 또 다른 여성 한 명이 노트북을 열어놓고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카페 안은 잔잔했다.
그런데 잠시 후, 조용하던 분위기 속에서 살짝 어긋난 공기가 느껴졌다.
노트북에 집중하던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문한 음료가 나왔는지 카운터 쪽으로 가다가, 두 사람 곁을 지나며 무심한 듯 툭 내뱉는다.

“나 저기 있었는데…”

그 말은 마치 공중에 던진 돌멩이처럼, 묵직하게 두 사람 사이에 떨어졌다.
잠깐의 정적.
그중 한 여자가 얼버무리듯 말한다.

“언니~ 애 등교시키느라 정신이 없었어…”

그 짧은 대화 안에 여러 겹의 감정이 포개져 있었다.
서운함. 당황함. 그리고 어쩌면 약간의 미안함까지.
어색한 웃음과 어정쩡한 눈빛 교환이 스쳐 지나간다.

먼저 아는 척하지 않은 쪽도,
먼저 말 걸지 않은 쪽도,
각자의 이유가 있었을 테고, 각자의 감정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서로가 서로를 지나치며 확인한 것은
다름 아닌 서운함이었다.

나는 커피잔을 들고 조용히 바라봤다.
그 짧은 장면이 어쩐지 마음에 남았다.
친한 사람 사이일수록 오히려 자존심이라는 벽이 더 높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먼저 인사하면 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말을 걸고 싶으면서도 괜히 어색할까 머뭇거리기도 한다.

무슨 자존심이었을까.
무슨 감정이었을까.
그건 당사자들만 알 일이다.

사람 사는 일이란 원래 그렇다.
한없이 단순해 보이기도 하고,
때론 들여다보면 볼수록 복잡하고 섬세하다.

그저 보기에는,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눈 단 한 장면.
하지만 그 안에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들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인간사란 그런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일이다.
'그냥 아는 사람 지나쳤네’ 정도로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이라는 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복잡한 사연이 있고, 속으로 삼키는 감정이 있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건너뛰는 날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사람 사이의 일은 괜히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고.
보이는 대로, 들리는 만큼만 받아들이자고.
때론 그게 나를 지키는 방식이고,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다짐하면서도,
결국 나는 또 이런 장면 하나에 마음이 머물러
해석하고, 추측하고, 감정의 결을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 아이러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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