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 뿌리내린 시간

by bigbird

한곳에 뿌리내린 시간

한 아파트에 참 오래도 살았다.
어린 시절, 전학을 가야 했던 경험은 새롭지만 한편으로는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내 아이들만큼은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마음 하나로 한곳에 자리 잡아, 떠나지 않고 지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처음 입주한 새 아파트는 세월이 흐르며 조금씩 낡아갔다.
그 사이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다.
이웃과 인사를 나누진 않지만, 오래 살다 보니 얼굴은 다 익었다.
서로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다.

한때 쌩쌩하던 분들이 이제는 허리가 굽고, 걸음이 느려지며, 쉬이 숨을 고른다.
그 모습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이곳은 나이 든 분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오랜 인연과 추억이 있는 곳, 쉽게 떠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자녀 교육이 끝난 또래들은 하나둘 떠나고,
그 자리를 젊은 부부들이 채운다.

변화는 늘 있다.
다만, 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과 자리가 있다는 걸 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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