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들으며
비가 온다.
낮잠을 잘 때면 이어폰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잠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진짜 빗소리다.
역시 자연의 소리가 제일 좋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땅에 스며드는 빗소리,
그리고 아스팔트 위를 두드리는 빗소리.
어디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그리고 그 빗물은 이내 낮은 곳을 향해 흐른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우리네 인생도 빗물과 닮았다.
높은 곳에 오른 이는 뻣뻣한 소리를 내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부드러운 울림을 내는 이도 있다.
낮은 자리에서도 거친 소리를 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젊잖은 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퇴직의 순간이 오면,
나 역시 자연스레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빗물처럼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비가 내리며 내는 소리는 사실 빗소리가 아니다.
떨어지는 곳의 재질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그렇게 각자의 소리를 내며,
결국엔 모두 자연의 이치대로 흐른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조용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