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남자는 생각보다 쉽게 토라지곤 한다.
산책로에서 마주친 한 노부부. 80대 초반쯤 되었을까, 두 분 다 정정해 보이신다.
할머니는 유모차처럼 휠체어를 밀고 걷다가, 힘에 부치면 잠시 올라타기도 하며 길을 지나신다.
무슨 일인지 두 분은 계속 티격태격 말다툼 중이다.
상대의 말은 듣지 않은 채 서로의 입장만 내세운다.
그러다 결국 할아버지가 홱 돌아서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 버리신다.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묵묵히 가신다.
그 뒷모습을 보며 문득 아내에게 했던 나의 행동이 겹쳐졌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아내가 답답해 대화를 포기하고 돌아서 버렸던 기억.
마치 데자뷔 같다.
어쩌면 오늘 이 장면은 나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 눈앞에 나타난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도 이해와 공감을 갈구하는 마음은 여전한가 보다.
아니, 어쩌면 더 간절해지는지도 모른다.
나이 들수록 대화의 기술이 절실해진다.
내 말을 하기보다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귀를 먼저 여는 법 말이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