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의 다음 날

by bigbird

술자리의 다음 날


술을 마실 때는 분위기에 따라 기분 좋게 마신다.

함께 있는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잔이 몇 번이나 비워졌는지도 모르게 된다.

그 순간만큼은 마음도 가벼워지고 말도 술술 풀린다.


문제는 늘 다음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의 장면들이 조금씩 떠오른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혹시 너무 많은 말을 한 것은 아닌지 하나씩 생각이 난다.

괜히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꺼낸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내가 나설 필요 없는 말까지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럴 때면 괜히 부끄러워진다.


사실 모르는 것도 아니다.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말들이 다음 날 후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일은 늘 반복된다.

그저 그 순간의 분위기에 취해 기분 좋게 마셨을 뿐인데 말이다.


그래서 다음 날이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되뇌곤 한다.

내가 어제 했던 말들은 어땠을까.

혹시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았을까.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데, 늘 그게 쉽지만은 않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렇게까지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내가 꼭 해야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은 조용히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술자리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제는

그 술자리와 조금씩 거리를 두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