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관절이 먼저 반응한다.
마치 날씨를 기억하는 오래된 시계처럼, 몸은 흐린 하늘을 먼저 알아차린다.
그 아픔을 잠시라도 잊고 싶어 술 한잔이 떠오른다.
입안에 퍼지는 따뜻함과 잠깐의 둔감함이 위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그 순간의 편안함 뒤에 따라오는 긴 후유증을 알기에
결국 스스로를 타이르며 생각을 내려놓는다.
참는다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선택이고,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작은 결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괜히 심란해진다.
비는 소리 없이 계속 내리는데,
생각들은 그보다 더 크게 안에서 부딪히며 번져간다.
지하철 안, 서로 다른 하루를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문자를 주고받는 젊은 여성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그 짧은 화면 속에 어떤 기쁨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진다.
반면, 작은 목소리로 통화하는 남자의 얼굴에는
쉽게 풀리지 않는 고민이 내려앉아 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서도
각자의 세계는 이렇게 다르게 흐른다.
비 오는 날.
시원하게 쏟아지지도 못하고,
그저 추적추적 이어지는 이 날씨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어딘가에 걸린 채 머무는 듯하다.
각자의 얼굴에는 결국 그날의 마음이 스며든다.
감출 수 없는 감정이 표정이라는 창을 통해 조용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지나가는 누군가의 눈에는
지친 하루의 흔적으로 보일까,
아니면 조용히 견디고 있는 사람의 표정으로 비칠까.
비를 바라보며 문득 생각한다.
내 얼굴 또한 하나의 이야기일 텐데,
나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